터키 국가대표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알파이 외잘란(31)이 한국에 온 이유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클럽 아스톤 빌라에서 3년 반 동안 뛰었던 세계적인 수비수 외잘란이 지난달 28일 K리그, 그것도 신생팀 인천유나이티드FC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자 국내는 물론 세계 축구계는 깜짝 놀랐다.
2002년 한일월드컵서 터키를 일약 3위로 이끌며 월드컵 베스트11에 선정됐던 그는 이미 이탈리아 라치오, 스페인 발렌시아, 러시아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비롯 터키의 5개 팀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카타르의 한 클럽은 그에게 아스톤 빌라에서 받는 연봉(250만달러)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가 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국행을 택한 것은 바로 잉글랜드의 훌리건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인천축구단의 안종복 단장은 4일 "외잘란이 입단 계약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그의 입단을 반신반의했다"며 "계약을 한 뒤 그를 스카우트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 이유를 물어보고 나서야 그가 훌리건들에게 상당히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저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안 단장은 또 "외잘란은 훌리건들에게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훌리건들은 비록 외잘란이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뛰더라도 쫓아와서 괴롭히기 때문에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K리그를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외잘란이 한국행을 서두른 것은 데이비드 베컴과의 욕설 논쟁 후유증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잘란은 지난해 10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로2004 예선 잉글랜드와의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는 베컴에게 다가가 그의 귀에 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 베컴의 극성팬들로부터 협박에 시달려왔다. 외잘란은 나중에 "베컴이 유니폼에 침을 뱉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베컴 팬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결국 이적료만 해도 80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평가되는 외잘란이 빅리그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한국행을 택한 속내는 가족의 안위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인천축구단과 이적료 75만달러(추정)에 연봉 약 50만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2년 뒤 이적할 때는 이적료 부분에서 구단으로부터 상당한 옵션을 보장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잘란은 한국에서 돈을 적게 받더라도 이적 시에는 그만큼 손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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