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지구 7단지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실제 분양가의 60%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는 주택가격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도시개발공사가 민간회계법인에 의뢰해 산출한 40평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1,210만2,000원, 이중 분양원가는 60.8%인 736만2,000원으로 분양가의 39.2%인 474만원이 이익으로 돌아간 셈이다.아파트분양가에 거품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심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도시개발공사의 분양이익률이 이 정도라면 민간업체의 경우는 어느 정도일까 짐작케 한다. 물론 도시개발공사의 분양가 산정방식을 민간업체가 시공하는 아파트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도시개발공사는 서울시로부터 비교적 싼 값에 토지를 구입하기 때문에 민간업체에 비해 그만큼 토지비용이 적게 들고 개발방식이나 시공자재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민간업체가 공급하는 아파트 분양가의 거품 정도도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도시개발공사의 분양원가 공개는 민간업체에도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과도한 거품 제거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업체들은 그 동안 분양원가 공개가 분양가 규제로 이어져 자칫 주택공급시장을 위축시킬 것을 우려해 공개를 미뤄왔지만 도시개발공사가 원가 공개를 단행함으로써 주택 분양시장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개발공사가 용기 있게 분양원가를 공개한 데 이어 수익률도 적정하게 낮춰 주택가격의 거품을 제거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 주택정책의 최우선은 싼 가격으로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주택투기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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