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자금세탁 범죄의 대부분이 범죄조직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절반 이상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기 위한 재벌이나 부유층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4일 대외경제연구원(KIEP)이 내놓은 '국제금융거래를 통한 자금세탁'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2년까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에 적발된 47개 자금세탁 범죄의 목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53%인 25건이 부유층이나 재벌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또 재산도피에 이어 탈세(13건·28%), 도박(4건·9%), 밀수(3건·6%) 등의 목적으로도 자금세탁이 이뤄졌다.
반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TAF) 자료에 따르면 외국에서는 자금세탁 범죄의 각각 42%와 26%가 범죄조직의 마약거래나 사기를 위해 자행됐다. KIEP관계자는 "우리나라 자금세탁은 세계에서도 드물게 재산도피와 탈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의 자금세탁 대응책도 이같은 특수성을 고려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