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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영 부산시장 자살/한 "盧 총선전략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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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영 부산시장 자살/한 "盧 총선전략의 희생양"

입력
200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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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4일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을 즉각 "권력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영남 단체장 빼가기와 이를 거부한 데 대한 보복성 표적·강압 수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안 시장의 자살을 계속 정치쟁점으로 삼을 지에 대해선 일각에서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시종일관 무겁게 가라앉은 가운데 격한 성토가 뒤섞였다. 최병렬 대표는 "안 시장과는 부산고 1학년 1학기의 첫 짝이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몇 차례 도와달라고 했지만 거절했다는 얘기를 안 시장으로부터 들었고 그 후 수뢰혐의로 구속됐다"면서 "안 시장은 부산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노 정권 총선전략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구정때 면회갔더니 '도저히 못견디겠다. 죽고싶다'고 했다"면서 "그 때는 그저 고통을 호소하는 줄만 알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홍사덕 총무도 "이 사건은 한나라당의 문제이며 권력에 의한 테러"라고 비난한 뒤 "김혁규 전 경남지사처럼 변절했으면 이 지경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의원들과 위원장들을 부산으로 집결시키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안 시장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당에서 나온 것은 1년여 전 부터다. 지난해 5월에는 "청와대측이 안 시장의 목줄을 죄고 있다"며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고, '안 시장이 탈당, 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려한다'는 말도 돌았다.

한나라당내에선 영남권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공략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안 시장의 자살을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부산에서의 대규모 장외 규탄집회 개최 등 강경론이 등장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김광원 의원은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총을 끝내면서 최병렬 대표가 "신중하게 가는게 옳다. 여러모로 깊이 헤아려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맞춰 청와대와 우리당도 "애도의 뜻을 표시하며 안 시장의 자살경위를 철저히 밝히되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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