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두 쌍두마차가 의원정수 문제 등 쟁점 정치개혁법안 처리를 놓고 '엇박자'를 내는 등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 대표연설을 둘러싼 '양보전'을 비롯해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대응방법, 이라크 파병동의안 처리 문제 등에서 두 사람이 충돌하자 "삐걱거림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김 대표는 4일 의원정수 문제 논의를 위한 4당 원내총무 회담에서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지 총무회담에서 할 것이 아니다"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특위에서 논의도 한번 안 한 상황에서 총무들끼리 모여서 하면 밀실·막후거래가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총무회담은 김 대표의 반대로 의제를 꺼내 보지도 못하고 무산됐다. 문제는 이날 총무회담은 전날 정 의장이 국회의장과 3당 대표 회동에서 "특위에서 해결되기 힘들기 때문에 지도부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타결 짓자"는 취지로 합의 한 사항이라는 점이다. 정 의장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김 대표가 반대해버린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총무회담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정 의장은 특위 논의 진행과정의 실무적 상황을 잘 파악 못하고 있어 아마 그렇게 합의했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원내대표로서 말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의장측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원내대표 책임 하에 풀어야 할 문제"라는 원칙만 밝히며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두 사람간 존재해온 미묘한 갈등의 표출"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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