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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市 40평형 내역 공개/베일 벗은 "분양원가"… 거품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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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市 40평형 내역 공개/베일 벗은 "분양원가"… 거품 빠질까

입력
200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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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상암동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로 그간 베일 속에 가려진 건설업체의 분양 폭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더구나 공기업인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공개 분양을 통해 전체 분양가의 40%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남긴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40%의 이익을 챙겼다면 일반 건설업체들은 더 많은 차익을 남기지 않았겠느냐"며 "분양가 공개를 의무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건설업체의 분양 폭리는 최근 2년여 간 계속된 아파트 값 폭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기존주택 가격을 부추기고, 다시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됐다.

그러나 일반 건설업체의 기업 비밀인 분양가를 강제로 공개하는 데 대한 부담과 자칫 주택 경기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10·29부동산대책을 내놓을 때도 시민단체의 비난을 무릅쓰고 분양가 공개 부분은 논의에서 제외했다. 이번에도 건교부와 주택공사는 분양가 원가 공개를 반대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토지매입 비용, 건축비, 판촉비, 일반관리비, 제반 허가 관련 비용, 부가가치세, 기타 비용에 적정 이익을 포함해서 산정한다. 전문가들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서울시가 공개한 분양 원가 내역에도 적잖은 거품이 끼어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분양 원가 공개는 향후 주택시장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가져올 전망이다. 업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정한 아파트 분양가 산정에 제동이 걸리면서 자연스레 분양가 동결내지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토지 매입 단계에서 시공사 선정까지 도맡아 하는 거대 시행사들의 폭리를 상당부문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시행사들은 수년 전에 싼 값으로 땅을 매입해 놓았으면서도 실제 분양 때에는 오른 땅 값을 적용해 분양가를 올렸다. 시공사들도 시행사와 분양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고가 가전 제품이나 호화 마감재를 넣는 방식으로 마진을 챙겼다. 업체들은 주변 아파트 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 분양 시기를 늦춰 집값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 분양가를 그 수준에 맞춰 분양해 왔다. 앞으로 분양가 공개가 확산될 경우 이 같은 편법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서울시의 분양가 공개가 일반 업체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업체들은 원가를 공개할 경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비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는 토지매입에서 일반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게 구입하는 데 그것을 사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기업의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것은 업체의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이번 일로 민간 건설사들이 폭리를 취해온 '악덕' 기업인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분양가 공개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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