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하오. 정말 죄송하오. 모든 짐을 당신에게 남겨주게 되었습니다. 희망없는 하루 하루 고통의 시간, 사회적인 수모를 모두 감내하기 어려워 오늘의 고통을 스스로 해결하려 합니다. 다 내가 죄가 많아 이런 일이 생긴 것같소. 여보 미안하고 사랑하오."4일 새벽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상영 부산시장은 부인 김채정씨등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비리 혐의에 사회적인 모멸감등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한 듯한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편지지 5장 분량의 유서의 정확한 작성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몇 차례 지웠다 다시 쓴 흔적이 역력해 자살을 앞두고 안 시장의 심적인 갈등이 상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안 시장은 "우리나라가 오늘의 OECD 국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절대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그런데 왜 이같은 일이 생겼는지…. 다 내가 죄가 많아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영욕으로 점철된 40여년의 공무원 생활에 대한 회한을 적었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진흥기업 박모(74) 전 회장의 개인비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나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하고 최근 동성여객으로부터의 3억원 수수설이 불거져 매우 괴롭다"고 적어 검찰조사과정에서 압박감이 심했음을 보여줬다.
안 시장은 또 아들 정훈씨에게 "네가 아버지 안상영의 아들이란 점을 명심하고 강하고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 어머니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글을 남겼다. 딸 혜원씨에게는 "아빠가 너랑 소풍도 한번 못 가고 외식도 제대로 못했다. 그것이 너무 한이 된다. 네가 남편이랑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빠는 너무나 고맙다"며 애절한 심정을 전하는등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용서를 빌었다.
안시장은 유서 외에 재판부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탄원서등 20여 쪽의 자필메모를 남겼다.
/부산=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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