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관한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기가 도래한다면 여유자금으로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아니면 기존의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대개 금리 상승기에는 단기 저축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대부분 예금상품의 경우 가입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고정되기 때문에 중간에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상승된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는 예금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자주 갈아타야 그때마다 오른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 결국 금리 상승기에는 단기예금을, 금리 하락기에는 하락 전 금리를 오래 적용 받기 위해 장기예금을 가입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하지만 않다. 금리 상승기라고 해서 무조건 단기예금에 가입하다 보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장단기 금리차 때문이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단기상품보다는 장기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3개월짜리 예금금리가 연 3.2%라면, 1년 만기는 연 4.0%를 적용하는 식이다. 또한 장기금융상품인 보험상품의 이율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게 적용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세금우대와 관련한 부분이다. 현재 1년 이상의 예금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16.5%의 이자소득세 대신 10.5%의 우대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특히 보험상품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시 이자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라고 해서 무조건 단기예금이 유리하다는 말은 옳지 않다. 따라서 금리상승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오히려 장기금융상품에 가입해서 세금우대 혜택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출은 금리상승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금리상승은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사용하고 있는 대출이 주기적으로 금리가 조정되는 변동금리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피해갈 방법이 없을까? 대출만기까지 금리가 확정되는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활용하면 대출기간 중에는 금리변동에 따른 대출이자가 늘어날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고정금리라고 해서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고정금리 대출은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대가로 대출기간에 따라 변동금리에 비해 연 1∼3% 더 높은 이율이 적용된다. 대출기간 동안 금리 상승이 그리 크지 않거나, 혹은 금리변화가 없다면 굳이 이자를 더 내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금리가 얼마나 높게 그리고 빨리 상승하느냐가 중요하다.
금리 상승기에는 먼저 변동금리와 금리차가 크지 않은 고정금리 대출을 공략하자. 대표적으로 정부기금 관련 대출이나 올해부터 도입되는 모기지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변동금리를 고정화시켜 주는 스왑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스왑대출은 '이자율 스왑' 이라는 금융기법을 활용해 수수료를 부담하는 대신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 금리로 바꿔주는 신종 대출상품을 말한다.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유자금이 생기면 이것으로 대출을 갚아야 할지, 아니면 다른 예금이나 투자상품으로 가입해야 할 지가 고민거리일 것이다. 대출이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세금환급이 없는 대신에 예금은 비과세 상품을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이자를 받을 때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같은 금리라면 예금 쪽이 더 불리하다. 여기에 대출이자는 매월 꼬박꼬박 내야 하는 데 비해 예금이자는 대개 만기에 한꺼번에 지급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기회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몇몇 대출들은 미리 갚을 때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하기도 하는 반면, 일부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연말정산을 통해 세금환급을 받을 수도 있다. 간단하게 계산해 보면 예금가입인 대출상환보다 유리해지기 위해서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1∼2%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대출을 우선적으로 갚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예금금리보다는 대출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주 대 진 대한생명 상품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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