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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失明 장애인으로 서울대 첫 합격 최민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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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失明 장애인으로 서울대 첫 합격 최민석씨

입력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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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발표된 2004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법학과 특별전형(특수교육대상) 합격자 명단에는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최민석(22)씨의 이름이 있었다. 서울대에 1급 시각장애인이 합격한 것은 최씨가 처음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접할 수 있는 학습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가족들이 읽어주는 '소리 참고서'에 의존해 서울대에 합격하기까지 그의 수험생활은 고난 그 자체였다.5세 때 앓은 녹내장으로 눈이 나빠지기 시작한 최씨는 1992년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13세인 94년부터는 다니던 개봉초등학교도 그만둬야 했다. 절망감에 빠진 최씨는 기도원에 들어갔다. 3년의 기도원 생활로 마음의 평정을 되찾은 최씨는 실업계 학교인 서울맹학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3시간의 통학길은 그에게는 엄청난 장애물이었다. 처음에는 안내견에 의지해 다녔으나 고3 때는 안내견이 너무 늙어 지팡이에만 의지해 통학해야 했다. 하루는 어머니 박동희(50)씨가 몰래 따라 나섰다 위험한 장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 최씨에게 들통이 났다. 최씨는 우두커니 서있는 어머니에게 "저를 정말 위한다면 따라오지 말고 기도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씨의 아슬아슬한 통학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고3 수험준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본서를 제외하고는 점자책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책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도 하고, 컴퓨터로 인터넷 학습사이트를 스캔해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모두 충분하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 최병엽(54)씨 등 가족들이 참고서를 녹음해 들려주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박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367점(변환표준점수)으로 예상보다 덜 나와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합격해서 다행"이라며 "어린 나이에 시력을 잃었는데도 늘 활달함을 잃지 않고 밝게 자라줘 정말 고맙다"고 아들을 대견해 했다.

최씨는 "시력은 잃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의로 내 앞은 언제나 환했다"며 "변호사가 돼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미래의 꿈"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2004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3,067명(일반전형 2,957명·농어촌학생특별전형 100명·특수교육대상자 10명)을 발표했다. 일반전형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은 37.1%, 특목고 출신자는 9.3%로 지난해보다 각각 5.9%와 2.8%포인트 증가했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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