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가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화점들은 극심한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좀처럼 열리지 않자 가격 파괴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식품업체와 가전유통업체, 패션몰들도 사업 다각화와 중국시장 개척, VIP마케팅 등으로 불황 타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한우물만 팔 수 없다
식품업체들은 신상품 개발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감식초 음료나 아이스크림, 컵커피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가공식품업체가 1차 식품인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자매사인 롯데햄우유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컵커피 우유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뚜기는 웰빙 바람을 타고 항생제나 착색제, 산란촉진제 등을 쓰지않은 최고급 계란 '3040란'을 앞세워 CJ 풀무원 등이 주도하는 포장란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약국 판매용 건강보조식품이나 기능성 식품을 내놓는 식품업체들도 있다. 대상은 최근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클로렐라 제품 '팜 클로렐라 CGF'를 내놓았으며, CJ도 다이어트 음료 '팻다운'을 주로 약국을 통해 팔고 있다. 밀리오레, 메사 등 패션몰도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의류 외에 복합스포츠센터 하우스맥주 등 다양한 매장과 각종 편의시설을 입점시키고 있다.
차이나마켓 붐
식품·유통업체들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기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치를 판매하는 종가집이 4월 이후 중국에 첫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CJ는 중국에 연구센터를 설립해 현지화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 주요 식품업체마다 글로벌화의 교두보로서 중국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다.
21세기 주요 유통망으로 각광받는 대형할인점이나 홈쇼핑 역시 거대한 중국시장을 침체된 내수시장을 대체할 신시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중국내 할인점 이마트 점포망을 2007년까지 15개, 2012년까지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중소 규모의 슈퍼마켓도 중국 편의점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는 등 업체를 막론하고 중국으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 매장 컨셉 파괴
패션몰들은 고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줘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린다는 전략이다. 전자랜드21은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만 취급하는 5∼20평 크기의 디지털편의점 '마이전자랜드'를 선보인다. 29일 오픈하는 안양 비산점 등 신규 점포는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가구와 소품도 판매하는 복합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테크노마트는 '재미있는 매장'을 테마로 엔터테인먼트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매장을 드라마 촬영 장소로 제공하거나 봄, 가을 신학기와 여름·겨울방학에는 학생들을 위한 콘서트·라디오 공개방송·댄스 경연대회를, 봄, 가을 혼수시즌엔 예비 부부들을 위한 패션쇼를 열 계획이다.
VIP마케팅 강화
백화점 등은 유력 고객층인 '부자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의 극심한 침체속에서도 부자를 상대로 한 고급제품의 경우 매년 20∼30%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자체 개발한 CRM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개인별 취향을 파악해 공연, 요리강좌, 골프투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VIP 2,000명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패션잡지 '퍼스트레이드'를 발간, 배포하고, 골프매장을 이용하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프로골퍼와 무료라운딩도 실시중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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