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이나 모래로 박박 닦아내던 설거지에서 1960∼70년대 주부들을 구해 낸 건 주방세제였다. 트리오와 퐁퐁은 그렇게 우리 주방문화에 큰 획을 그으며 등장했다. 트리오와 퐁퐁은 다른 세제들이 많이 등장한 지금까지도 30여년간의 선의의 대결을 통해 세제시장에서 각각 20%대를 유지하며, 주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노란 용기에 빨간 뚜껑이 달린 트리오는 66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9억4,000만병(1㎏병 기준)이 팔렸다. 일렬로 늘어 놓으면 지구를 5바퀴 반이나 돌고도 남는 양. 야채·과일·식기를 모두 씻는다는 의미의 이름 덕을 톡톡히 봤다. 퐁퐁은 생활용품산업의 강자였던 락희(樂喜)화학공업(현 LG생활건강)이 72년 애경 트리오의 대항마로 내놓은 제품. 거품이 터지는 소리 '퐁퐁'에서 나온 친근한 이름에다 용기를 흰색으로 해 차별화했다. 덕분에 후발주자였지만, 지금까지 7억6,000만병 가량 팔리며 트리오의 맞수로 자리잡았다.
이 두 제품의 가격은 ㎏당 1,700원 안팎으로, 같은 양의 먹는 샘물이 500∼1,000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물값'이다. 때문에 굳이 리필 상품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높은 인지도는 트레오, 프리오, 순한퐁, 야자퐁 등 많은 '짝퉁(가짜상품)' 상품이 양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애경과 LG는 이들 짝퉁들의 품질이 떨어져 자신들의 제품 이미지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웰빙 열풍으로 순샘, 자연퐁 등 고급 마일드 제품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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