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나사렛대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이 깔려 있고 건물 전체에 점자안내판은 물론, 건물 진입 경사로와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와 자동 출입문은 기본이다. 그렇다고 장애인 특수대학은 아니다. 전체 3,500여명의 학생 중 장애학생이 148명으로 그 비중이 다른 대학보다 조금 높을 뿐이다.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8∼12월 전국 186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애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 평가에서 나사렛대가 장애학생 선발(4점), 교수·학습(31점), 시설·설비(65점) 등 3개 영역에서 모두 최우수 등급을 받아 종합 1위로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하지만 전체의 75%(139개교)가 장애학생의 이동권이나 접근권, 학습지원 등을 보장하지 않아 낙제점(65점 미만)에 해당하는 '개선요망' 등급을 받았고, 특히 46개 국·공립대학은 '최우수'(90점 이상)나 '우수'(80점 이상) 등급을 받은 대학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 최우수 대학은 선발 분야 나사렛대 우석대 교수·학습 분야 대구대 나사렛대 연세대 한림대 시설·설비 분야 나사렛대 장로회신학대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건국대 계명대 천안대 단국대(천안) 동명정보대 대구대 한림대 신라대 등이었다.
국·공립대는 장애인 특례입학을 실시하는 대학이 8곳, 특수교육과가 개설된 대학이 3곳에 그쳤고, 11개 교육대는 2년전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의 입학을 완전 불허하는 등 장애학생 지원에 더 인색했다. 조사를 총괄한 강남대 정정진 교수는 "장애인 특례입학 대학과 인원이 47개대, 320명에 불과한데다 그나마 신학교에 몰려 있어 선발과정부터 장애학생이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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