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만일 성사된다면 드디어 서울도 국내 3개 종목의 프로구단을 전부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국내 프로리그의 28개 구단은 광양, 원주부터 부산, 서울까지 총 16개 도시를 연고로 하고있다. 2개 이상의 프로구단을 보유한 곳은 10개 도시, 세 구단 이상은 서울을 포함한 3개 도시이다. 그 중 3개 프로종목의 구단을 골고루 보유한 곳은 부산, 대구뿐이었다. 서울은 인구 1,000만 명의 최대 도시답게 4개 구단이 있는 유일한 도시이지만 프로축구가 빠진 두 종목에서 2개 구단씩 터를 잡고 있었다.프로축구연맹은 한일 20개 월드컵 경기장 중 유일하게 흑자 운영된다는 상암경기장이 생기기 수년 전부터 '서울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프로구단 연고지로서 '서울'의 가치평가작업도 거쳤고 각 구단에 의사타진도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추측컨대 연고지 이전비용 약 240억원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프로축구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드디어 LG치타스가 이전 용의 의사를 밝혔는데 조건만 맞다면 다른 구단도 줄을 이을 것 같다.
미국 시카고시가 신축구장 건설비용을 포함해 그 부지에 있던 100세대의 이전보상비로 약 1,800억원을 투자했던 이유는 떠나려는 프로야구단을 붙잡기 위해서 였다. 또 뉴올리언스가 사용료 5%를 제외한 모든 구장수입에 대해 면세혜택을 주고 입장료에 부과하던 4.5%의 유흥세도 유보해 주었던 것도 풋볼 팀을 잡을 목적이었다. 또 캐나다의 퀘벡 주와 몬트리올시가 약 400억원을 프로구단에 준 것도 같은 이유였고 일본의 나가노시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홍보비로만 약 140억원을 썼고 경기시설 투자비용은 약 2조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프로구단을 잡거나 큰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서울에 뒤지지 않는 비용을 감수하는 자치단체는 도처에 널려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멋진 경기장을 완비한 도시와 구장건설을 계획중인 도시들이 구단유치를 위해 몇 년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의 자치 단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 소위 말하는 '프랜차이즈 게임'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월드컵, 올림픽 같은 이벤트나 프로구단 수는 한정되어 있고 경기장은 남아돌기 때문이다. 또 연고지 이전이나 이벤트유치의 열쇠는 연맹이나 조직위원회가 쥐고 있기 때문에 비용부담은 항상 자치단체 몫이 된다. 국내 최초로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랜차이즈 게임에서 연맹은 과연 서울시에 어느 정도의 추가비용을 부담케 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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