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핵 개발의 대부 압둘 카디르 칸(69) 박사 등 5명의 파키스탄 핵 과학자들이 핵무기 제조기술을 북한과 이란, 리비아 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유출시켰음을 시인했다고 AFP 등 외신들이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 2일 보도했다.교도통신은 이날 파키스탄의 당국자를 인용, “칸 박사가 북한에 핵물질인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와 우라늄 농축용 가스 원심분리기 원형을 제공하고, 북한 과학자들의 칸 연구소 방문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칸 박사는 고농축우라늄(HEU) 핵 기술을 리비아 이란 등에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11월부터 파키스탄 당국의 조사를 받아왔는데, 조사에서 북한이 언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들은 핵 기술이 유출된 것은 1986년에서 1997년 사이이며, 칸 박사는 그동안 북한을 13차례 방문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HEU 핵무기 개발은 강력히 부인해왔으며 칸 박사의 진술이 공개되면 북 핵 문제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는 미 행정부 관리를 인용, "칸 박사의 증언은 북 핵 협상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2일 “북한은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오랜 기간 상당한 규모로 중요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북한이 이를 부인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한했던 이 고위관리는 “미국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차관보가 방북했을 때 북한이 스스로 밝혔던 내용만을 근거로 북한의 HEU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특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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