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파나마에 파견된 미 육군 레인저 부대원들이 태풍이 몰아치는 날 정글에 훈련을 나갔다가 두 명만 살아서 돌아온다. 역전의 용사라는 고참 하사관을 포함해 나머지 대원들은 모두 살해됐다. 태풍이 쓸고 가 사체마저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정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다그치는 군 수사관 앞에 살아남은 병사는 '8'이라는 숫자를 보여준다. '다이하드' '13번째 전사' 등 특정 공간에 갇힌 소수의 영웅적인 활약을 주로 다룬 존 맥티어넌 감독의 '베이직(Basic)'은 군대라는 폐쇄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뤘다. 미군 범죄를 정면으로 다룬 만큼 적당한 액션도 나오고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두뇌게임도 등장한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감독의 욕심이 지나쳤던 듯 액션은 화끈하지 못하고 두뇌 게임은 치밀함이 떨어진다. 오히려 치밀함을 가장한 억지에 가까운 반전이 부담스러울 정도. 존 트라볼타가 '페이스 오프' 이후 오랜만에 수사관 역을 맡아 정의의 사도로 나섰으며 새뮤얼 잭슨이 'S.W.A.T'에 이어 역전의 용사로 등장한다. 15세 이상가. 6일 개봉.
스파이 키드 3D
재기발랄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스파이 키드 3D(Spy Kids 3-D: Game Over)'는 제목이 말하듯 3차원 입체영화다. 입체 안경을 쓰면 등장인물이 내지르는 손과 발이 스크린을 뚫고 튀어 나온다. 그러나 안경 쓴 관객에게는 안경 위에 입체 안경을 덮어 써야 하기 때문에 2중 고역이다. 입체 안경의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안경을 벗으면 사물의 윤곽선이 두 겹으로 보여 감상할 수 없다.
비디오 게임을 즐기다가 게임 속으로 납치된 누나를 구하기 위해 왕년에 비밀정보국(OSS)요원으로 활동했던 소년 주니(다릴 사바나)가 게임의 세계로 뛰어 든다. 게임의 세계를 소재로 다룬 점은 20년 전 나온 컴퓨터 그래픽 영화 '트론'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트론처럼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며 시종일관 비디오 게임을 어깨 너머로 훔쳐보는 것처럼 유쾌하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실베스터 스탤론, 주니의 아버지를 맡은 안토니오 반데라스, 미국 대통령 역의 조지 클루니 등 유명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점도 특징. 전체관람가. 6일 개봉.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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