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커플 대회가 있다면 '러브 미 이프 유 대어'의 줄리앙(기욤 카네)과 소피(마리옹 코티아르) 커플은 아마 여러 부문의 상을 휩쓸 것 같다. 무려 여덟 살 때부터 서로 눈이 맞았으니 최연소 커플상, 웃옷 위에 브래지어 입고 학교 가기·교장 선생님에게 꾸중 듣는 동안 오줌 누기 등 괴상한 내기 걸기를 통해 사랑을 키웠으니 괴짜상, 만났다 헤어지기를 차 마시듯 자주 하였으니 변덕상도 그들의 차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커플이 주는 충격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거의 30년이 지나서야 벼락처럼 깨닫는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아는데 이렇게 많은 세월을 보낸 커플은 영화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듯하다. 그러니 지진아상도 응당 이들의 몫이다.줄리앙과 소피는 여덟 살 때 등교길에서 처음 만났다. 소피는 등교버스에 오르다가 짓궂은 아이들이 장난을 쳐서 가방을 떨어뜨리고, 줄리앙은 소피를 달래려 예쁜 사탕상자를 내민다. 폴란드 사람이란 이유로 외톨이 신세인 소피와 말썽꾸러기 줄리앙은 첫 눈에 서로가 환상의 짝임을 알아본다. 둘은 사탕상자를 서로에게 건넬 때마다 내기를 걸기로 한다. 운전기사 없는 버스 출발시키기, 미술선생님 옷에 물감 튀기기, 결혼식 피로연 난장판 만들기 등 악동 커플의 장난은 끝이 없다.
대학생이 되면서 둘의 내기 걸기는 조금 더 대담해진다. 체육 코치의 뺨 때리기, 지나가는 여자에게 귀걸이 얻어오기, 눈감고 철로에서 오래 있기…. 급기야는 상대방의 결혼식을 망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헤어진다.
영화는 만화적인 영상미와 장난기 넘치는 카메라로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러나 황당한 재미 못지 않은 사랑의 통찰도 전한다. 둘은 1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자신들의 내기 놀이가 절실한 사랑의 언어임을 깨닫는다. '아멜리에' '히 러브스 미' '세크리터리' 등 괴짜들의 연애를 다룬 로맨틱코미디와 사촌지간인 프랑스 영화로 감독은 삽화가 출신의 얀 사무엘. 'Love Me If You Dare'. 2월13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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