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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뉴잉글랜드 "4초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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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뉴잉글랜드 "4초 드라마"

입력
200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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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은 불과 4초. 팬서스 골대 41야드 전방에 우뚝 선 패트리어츠의 '해결사' 키커 아담 비내티어리가 공을 향해 달리자 7만여 관중의 숨은 멎은 듯 했다. 잠시 후 그들의 시선은 비내티어리가 오른발로 힘차게 찬 볼을 따라 움직였다.3초, 2초, 그리고 1초…. 시간에 쫓기던 볼이 마침내 골대를 갈랐다. 순간 필드골(3점) 성공을 알리는 심판의 팔이 번쩍 들렸고 이내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애국자(패트리어츠)가 남은 4초에 흑표범(팬서스)을 잡고 우승컵을 차지하는 '4초 드라마'는 2년 전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제물로 정상에 올랐을 때 보여주었던 마지막 '6초 드라마'의 짜릿함을 업그레이드한 것이었다.

2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릴라이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8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캐롤라이나 팬서스를 32―29로 물리치고 2년 만에 패권을 탈환했다. 캐롤라이나는 1995년 NFL 데뷔 후 첫 정상 문턱까지 돌풍행진을 벌였으나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뉴잉글랜드의 쿼터백으로 48차례 패스 중 32개(전진 354야드·3터치다운)를 성공시킨 '제2의 몬태나' 톰 브래디는 2002년에 이어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재등극했다.

전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숨막히는 혈전이었다. '방패들의 전쟁'인 만큼 1쿼터는 패스 실패, 골 무산 등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져 양팀 모두 무득점으로 끝났다. 슈퍼볼 1쿼터 무득점은 92년 이후 처음.

공격의 포문이 열린 건 2쿼터 종료 3분10초 전. 뉴잉글랜드의 브래디가 디온 브랜치에게 5야드 패스를 연결해 터치다운, 7―0으로 달아났다. 이에 질세라 2분 뒤 캐롤라이나 델롬이 39야드짜리 터치다운으로 응수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뉴잉글랜드의 우세로 치닫던 경기는 4쿼터에서 혼전양상으로 바뀌었다. 10―21로 뒤지던 캐롤라이나는 델롬의 정확한 패스를 무기로 종료 6분53초를 남기고 22―21로 뒤집었다. 뉴잉글랜드가 부랴부랴 마이크 브라벨의 터치다운으로 29―22로 달아났지만 종료 1분을 남기고 터치다운을 허용해 승부는 29―29.

모두들 슈퍼볼 사상 첫 연장전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야금야금 상대의 진영을 먹어 들어간 뉴잉글랜드에게 마지막 4초를 남기고 기회가 왔다. 2년 전 똑같은 동점상황에서 결승 필드골로 램스에게 '6초의 치욕'을 안긴 비내티어리는 이날도 팀과 팬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경기 초반 두 차례의 필드골 실패를 털고 골대를 정확히 둘로 가른 비내티어리의 볼이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것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 MVP 톰 브래디

"그가 있는 곳엔 항상 승리가 있었다." 38번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MVP의 영예를 안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27·사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두 차례의 슈퍼볼을 포함, 출장한 플레이오프 6경기를 모두 이겼다. 그래서 승리의 '마이더스 손'이란 별칭이 붙었다. 1980년대말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이끌며 역대 최고 쿼터백으로 불린 조 몬태나에 실력이 뒤지지 않아 '제2의 몬태나'라고도 불린다.

NFL에서 40경기 이상을 소화한 쿼터백 중 70% 이상의 승률을 유지한 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몬태나(117승47패)와 로저 스타우바흐(85승29패)를 빼면 브래디(40승12패)밖에 없다. 브래디는 2년 전 25살에 최연소 쿼터백으로 슈퍼볼을 제패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몬태나(29세)를 넘어 슈퍼볼에서 2회 우승한 최연소 쿼터백이라는 대기록도 갖게 됐다.

그러나 그는 원래 무명이었다. 1999년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까지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다행히 2001년 9월 주전 블레드소가 부상을 입으면서 뉴잉글랜드 야전 사령관을 맡으며 기회가 왔다. 그 해 팀을 아메리칸콘퍼런스(AFC) 챔피언결정전에 올렸으며 2002년에는 팀 창단 41년만의 첫 우승을 안겨 일약 최고스타로 떠올랐다.

■ 이모저모

○… "앗, 이런 실수가…." 슈퍼볼 하프타임에 벌어진 축하공연 도중 인기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이 노출돼 소동을 빚었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 연인으로도 유명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공연한 잭슨은 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던 중, 팀버레이크가 그녀의 가죽 외투를 벗기며 마무리하는 장면에서 과한(?) 힘을 준 때문인지 오른쪽 가슴이 드러난 것. 뜻밖의 사태에 CBS방송국은 바로 중계방송을 끊었고 팀버레이크는 "고의가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한편 하프타임에 맞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란제리 볼' 경기에서는 흰색 속옷의 '드림'팀이 분홍색 속옷의 '유포리아'팀에 7―0 승리를 거뒀다.

○…미국 국가를 부르는 영광을 누린 가수는 '섹시 가수' 비욘세. 그 동안 슈퍼볼에서는 다이애나 로스, 닐 다이아몬드, 빌리 조엘,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온 등 최고 인기 가수들이 국가를 불렀다.

○…광고주들은 올해 슈퍼볼에서 30초짜리 스팟 광고에 225만 달러의 광고비를 지불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비라고. 초당 7만5,000 달러의 어마어마한 액수 못지않게 엄청난 시청률로 인한 광고 효과는 그 이상이라는 것. 지난해 슈퍼볼에서 광고주들이 30초당 210만 달러를 썼을 때 CPM(1천회 광고 노출에 드는 광고비)은 23.70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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