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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R&D인력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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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R&D인력 확보 "비상"

입력
200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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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최근 임원들에게 연구개발(R&D)인력 확보를 신신 당부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하도 심각해 몇 년 후에는 R&D 인력을 구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전자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국내 대기업들의 R&D인력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반도체, 정보통신, 디스플레이 등 첨단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는 늘어가지만 정작 뽑을 만한 사람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규채용은 대부분 R&D 분야

주요 기업들은 올해 신규 채용인력의 대부분을 이공계 출신으로 뽑아 사내 교육을 거쳐 R&D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임원회의에서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300명으로 확정하고 이 가운데 90%를 R&D 인력으로 뽑기로 했다. LG전자의 R&D 인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8,500명. 전체 직원 2만5,000여명 가운데 생산직(8,000명)을 제외하면 이미 50%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채용할 3,000여명 중 90%를 이공계 출신으로 뽑아 이 가운데 상당수를 반도체, 정보통신,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의 R&D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200명을 채용할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신규 채용의 90% 이상을 R&D 인력으로 뽑기로 했고, 지난해 대졸 채용인력 800명 가운데 25%인 200명을 R&D 관련 부서에 배치한 LG필립스LCD도 올해에는 250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다.

해외 우수인력 수혈도 활발

주요 기업들이 올들어 R&D 인력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국내 이공계 대졸자 가운데 기업들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곧바로 기업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인력)'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이 첨단 디스플레이, 정보통신 등 이른바 미래 승부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면서 R&D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인력 확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해외. 삼성전자는 주요 사업부 임원들이 수시로 해외로 나가 직접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고, LG전자도 '해외 우수인력 유치단'을 구성해 해외에서 인력을 수혈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소니가 매년 채용하는 핵심 R&D 인력만 2,000여명인데 국내 주요기업의 신규 채용 핵심 R&D 인력은 모두 합쳐도 2,000명이 안될 것"이라며 "이공계 정원 확대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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