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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순의 스톡워치/조류독감 불안심리 극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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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순의 스톡워치/조류독감 불안심리 극복을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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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은 홍콩의 항공, 호텔, 음식점, 소매업 등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인접 국가로 확산되면서 불안이 증폭됐고, 아시아 주식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조류독감이 심상치 않다. H5N1 바이러스에 따른 조류 독감은 여타 동물 바이러스가 가축에만 해를 미치는 것과 달리 인체에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조류독감 감염지역으로 확인된 나라가 7개국(한국, 일본, 베트남, 대만, 캄보디아, 태국, 인도네시아)으로 늘어난 가운데 해당 바이러스 퇴치에 쓰이는 두 종류의 백신 중 하나는 효과가 없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24일 발표는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작년처럼 일정기간이 지나고 나면 사스의 충격에서 바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염병에 대한 인간의 불안심리는 이번에도 식생활의 변화까지 초래할 정도로 적지않을 것이다. 14세기 후반 유럽을 강타한 흑사병은 10명중 4명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던가.

따라서 기존에 유지해온 아시아 증시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시각도 관망적인 투자심리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이 변화가 심하다는 것을 고전에서도 광범위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하루는 맹자가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룻배를 타게 되었다. 빈 배가 강물의 흐름에 타고 내려오다가 맹자가 탄 나룻배와 부딪치게 되었다. 노를 젓던 사공은 "주인 잃은 배가 어디로 흘러가는가"라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배를 저만치 밀쳐냈다. 다음날 다시 강을 건너오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다른 배가 맹자가 탄 배를 부딪쳤다. 어제와 달리 사공은 흥분한 상태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어제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부딪친 나룻배에는 사공이 있었다. 사공의 마음이 어제와 오늘이 이토록 달라지는 것은 무엇에서 연유한 것일까?

그 사공이 일본 최고 검객으로 꼽히는 야마모토 무사시처럼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날카로운 검을 들고 초초하게 기다리는 대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나무를 일일이 다듬어 가면서 목검을 만들었다면 변화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식을 투자하는 보편적인 심리는 사공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다. 조류독감을 보고 불안해 하는 것이 아니라, 조류독감에 반응하는 투자심리가 표변할 수 있다는 점을 불안해 하는 것이다.

1월에도 거침없이 아시아 주식을 사던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는 조류독감이라는 악재에 부딪히면서 상당히 요동칠 것은 분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더 다스려야 한다. 부를 얻기 위해서는 모험에 가까운 투기를 하거나 아예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잘못된 주식투자 방식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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