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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우당탕쿵탕? 신기한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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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우당탕쿵탕? 신기한 한국어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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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터키에서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극동 아시아의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사람들의 생김새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한·중·일 3국 사람의 생김새는 나 역시 정확하게 구별할 수는 없지만 대충은 알아맞힐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 사람은 덧니가 난 사람이 많다든가, 중국 사람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얼굴이 둥근 사람이 많다든가 하는 점 등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이다.방학 동안 잠시 터키로 돌아가 친구를 만났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친구는 먼저 극동 아시아 사람들의 언어가 참 독특하게 들린다고 했다. 이해가 갔다. 나도 어렸을 때 길에서 극동 아시아 사람들을 보면 '칭창총, 칭창총'하며 따라다녔던 적이 있다. 홍콩 영화의 영향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잉' '앙' '웅' 하는 콧소리가 아주 재미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이런 발음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데,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나 중국어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친구가 새로 사귄 동양인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들려 주며 사실이냐고 물었다. 친구가 그 외국인 친구에게 "네 이름 발음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니 그건 동양에서 이름을 아주 독특하게 짓기 때문이라며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처음 본 아버지가 깡통을 하나 들고 조용히 방을 나선다. 그리고 뒤뜰에 가서 하늘에 기도한 다음 가만히 깡통을 바닥에 던진다. 그래서 깡통이 팅통탱 하고 구르면 그 소리를 받아 적는데 그게 바로 이름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음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참 짓궂고 유머감각이 있는 외국인 친구를 사귄 모양이었다. 정말이냐고 꽤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 친구에게 나는 그건 옛날 방식이고 요즘은 컴퓨터로 소리를 얻는다고 대답해주었다.

물론 나중에 다 농담이라고 일러주기는 했지만 외국인인 나로서는 참으로 일리 있는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계단에서 사람이 넘어질 때 '우당탕쿵탕' 소리를 내고 창문이 깨지면 '와장창' 소리가 난다고 상상한 건지. 나는 요즘도 계단을 내려올 때 '우당탕쿵탕' 넘어지지는 말아야지 생각하곤 한다.

술탄 훼라 아크프나르 터키인/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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