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합격자에 대한 예비교육이 빠르게 정착돼 가고 있다. 각 대학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 수시모집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기초과목이나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이색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도 있다. 200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수시모집 정원이 전체 모집정원의 절반에 가까운 44.3%로 대폭 늘어나면서 앞으로 예비교육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기초 교육은 필수 코스
경희대는 2004학년도 수시 합격생 42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3주간 대학영어와 글쓰기 등 2개 과목에 대해 예비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측은 특히 영어 수업의 경우 외국인 교수 10명을 동원했으며,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입학 후 3학점을 인정해 줄 예정이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합격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치른 TEPS 영어시험 등을 토대로 수준별 8개반을 편성, 지난달 4주간 특별수업을 실시했다. 자연대 및 공대 학생들에 대해서는 수학 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기초교육 부족으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데 지장이 있어 이를 보완하는 의미에서 특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학교를 오가는 번거로움을 덜어 주기 위해 사이버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한양대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수시 2학기 합격생들을 한양사이버대에 위탁해 실용영어 TOEIC 경영학원론 멀티미디어개론 등 실용과목 위주로 무료교육을 시키고 있다.
한양대 학사과 관계자는 "지방에서 합격한 학생들이 등교하는 불편을 덜어 주고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 수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 특별 프로그램 원해
그러나 수시 합격생에 대한 학교측의 이 같은 배려에도 불구하고 방학 기간 실시되는 대학들의 천편일률적인 기초 교과목 프로그램에 학생들은 식상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K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최모(19)군은 "솔직히 입학 전에 고교 때처럼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찝찔했다"며 "재미있고 유익한 특강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합격생들의 요구에 부응, 특별교육을 실시해 큰 인기를 끈 곳도 있다.
성균관대는 수시 2학기 합격생 70여 명에게 지난달 15일부터 사흘간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성공하는 대학생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교육에서 학교측은 다양한 리더십 모형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미래설계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공고된 특강 내용은 조회수가 1만 여건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성호 학생복지처장은 "수시 합격생에 대한 기초교육도 바람직하지만 우수한 인재가 제 몫을 다하도록 철학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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