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2월2일 주기율의 발견자로 유명한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가 73세로 작고했다. 주기율은 원자량의 크기 순으로 배열된 원소들의 성질이 주기적으로 변화한다는 법칙이다. 19세기 초 원자량이 원소의 성질을 나타낸다는 것을 처음 암시해 이 법칙의 밑그림을 그린 사람은 영국 화학자 존 돌턴이다. 그 뒤 독일의 요한 볼프강 되베라이너는 원소를 화학적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비슷한 성질의 원소가 세 개씩 짝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영국의 존 뉼런즈는 원자량의 순서에 따라 번호를 매기다가 성질이 닮은 원소가 여덟번 번째마다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음계에 비유해 '옥타브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그러나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주기율표의 틀을 만든 것은 멘델레예프다. 그는 1869년 그 때까지 알려진 63종의 원소를 원자량의 크기 순으로 나열한 표를 만들어 원소의 성질이 주기적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를 주기율이라고 명명했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결정적 신뢰를 얻고 주기율이라는 신기한 법칙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그가 빈칸으로 남겨둔 채 그 성질을 예언했던 미지(未知) 원소들이 발견되면서였다. 1870년대 이후 에카알루미늄, 에카붕소, 갈륨, 스칸듐, 게르마늄 등 새로운 원소들이 잇따라 발견되며 멘델레예프 주기율표의 빈칸을 채웠다.
멘델레예프보다 조금 앞서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에밀 샹쿠르투아가 '땅의 나선(螺旋)'이라는 이름으로 주기율표를 만든 바 있고, 독일의 로타르 마이어 역시 멘델레예프와 같은 해에 '원자부피 곡선'이라는 이름으로 주기율표를 발표했지만, 그 설명력이 멘델레예프의 것에 미치지 못했다.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초우라늄 원소 멘델레븀은 멘델레예프의 이름을 따 명명된 것이다.
고종석
/논설위원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