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특급' 로저 페더러(22)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정상에 올랐다.페더러는 1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서 '부상에서 돌아온 강서버' 마라트 사핀(러시아)을 3―0(7―6<7―3> 6―4 6―2)으로 꺾고 우승컵에 입을 맞추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눌러 스위스인으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찬 페더러는 이로써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메이저 대회 2승(개인 통산 12승)을 신고했다.
1998년 투어에 입문한 페더러는 185㎝, 80㎏의 당당한 체격으로 서브는 물론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 등 다양한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해 현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힌다. 이날 결승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한 패싱샷과 위력적인 백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사핀을 몰아 부쳤다. 강서브의 대명사인 사핀은 이날 서브 성공률이 50%를 밑돌았고, 서비스에이스는 3개에 불과했다. 앤드리 애거시(미국)와의 경기(31개)를 비롯,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123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낚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페더러는 1세트에서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강력한 백핸드 스트로크를 잇달아 상대 코트에 꽂아넣어 승리했다. 페더러는 2세트 2―2의 팽팽한 상황에서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승기를 잡았다. 반면 사핀은 서브에 이어 백핸드 스트로크마저 잇따라 네트에 걸리자 흥분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라켓을 땅바닥에 내던지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세트를 6―4로 가져온 페더러는 3세트에서도 여세를 몰아 6―2로 마무리했다.
페더러는 "새해를 메이저 대회 우승과 랭킹 1위로 시작해 너무 기쁘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쥐스틴 에넹(22·벨기에)이 고국의 동료 킴 클리스터스(21)를 2―1(6―3 4―6 6―3)로 제치고 지난해 프랑스오픈 및 US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에넹은 또 세 차례에 걸친 클리스터스와의 메이저대회 결승 대결에서 모두 승리,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에넹은 윔블던서 우승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한 선수가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달성하게 된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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