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기밀누설혐의로 미국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수감 중인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사진)이 1월 31일(한국시각) 7년 여 간 수감생활을 한 펜실베이니아 앨런우드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자택에서 75㎞ 떨어진 버지니아 윈체스터 교도소로 이감됐다.7년 만에 교도소 밖으로 나와 이감 도중 전화 인터뷰를 한 그는 "굉장히 건강한 상태며 바깥으로 나온 것이 꿈만 같다"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한국 측에 이런 것이 있으니 좀 알고 있으라며 북한 관련 정보를 전해 준 뒤 갖고 있지 말고 보고 버리라고 했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됐지만 석방을 앞둔 지금도 후회는 없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 일"이라는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백동일 대령에 대해서도 "그 사람도 그것이 자신의 임무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로버트 김은 "다시 그런 제안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이제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라며 "한국이 이제 그런 요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수형생활에 대한 고통과 한국 정부에 대한 섭섭한 심정을 드러냈다. 사건 당시 한국정부의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서도 "전화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며 답변을 피했다.
로버트 김은 7월 27일까지 외부접촉이 조금 더 자유스러운 윈체스터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출감한 뒤 3년 동안 일정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보호관찰을 받는다.
보호관찰기간을 마치기 전에 한국에 와 투병 중인 부친 김상영(91)옹을 만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의 그의 제일 큰 소원이다. "아버지 임종 때라도 곁에 있고 싶다"는 그는 "국민들의 깊은 관심이 없었다면 아마 미쳐버렸을 것이다. 한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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