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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생 피살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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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생 피살 의문점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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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설날에는) 돈 많이 주는 고모에게 꼭 세배하러 가겠다고 했었는데…." "(기현이는) 크면 의사가 돼서 불쌍한 사람 고쳐 주겠다고 입버릇처럼…." 실종 16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윤기현(13) 임영규(12)군의 장례식이 1일 유가족의 오열 속에 치러졌다. 두 어린이를 한줌의 재로 앗아간 이번 사건은 개구리소년사건 못지 않게 의문점이 꼬리를 물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왜 순순히 따라갔나

윤군과 임군이 신장 170㎝정도 용의자의 뒤를 따라 산으로 올라갔다는 친구 김모(12)군의 진술이 가장 큰 의문점이다. 경찰은 아이들을 잘 아는 면식범의 범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사건 현장인 천덕산 등산로에는 가로등이 없고 늦은 시간에는 인적이 드문 점을 감안할 때 아이들은 평소 범인을 잘 따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평소 학교 인근에서 아이들을 얼차려 주는 남자가 있었다"는 주민의 진술에 따라 정신병력자의 소행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윤군이 오른손 3개 손가락이 정교하게 매듭지어져 나무와 연결돼 있었던 점 등을 보면 정신병력자의 소행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부검 결과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마지막 50분, 어디서 뭘 했나

임군이 집에 있던 여동생(11)에게 공중전화부스에서 "엄마가 있는 PC방쪽으로 가겠다" 고 전화를 건 것은 14일 밤 8시26분. 이어 윤군의 아버지는 밤 8시55분 집 앞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빨리 들어와서 밥 먹으라고 하자 아이들이 더 놀겠다고 말해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치 못했다"고 경찰에서 증언했다.

아이들은 이후 9시45분 30∼40대를 따라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그러나 목격장소는 임군이 가겠다고 한 PC방의 반대쪽인 가톨릭대 정문앞 골목이었다.

행적 묘연한 목격자

경찰은 이와 함께 실종 당일 이들을 보았다고 진술했으나 사체 발굴 이틀 전인 지난 달 28일 이후 갑자기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또 다른 목격자 K(48)씨의 행적을 쫓고 있다.

K씨는 지난 23일 피살 어린이들의 집 근처에서 탐문 수사중인 경찰에 스스로 찾아와 "14일 오후 5시께 두 어린이가 집에서 200여m 떨어진 쌈지공원에서 노는 것과, 4시간 뒤인 오후 9시께 K연립 앞길에서 이들이 은색 쏘나타승용차에 타고 소사역 방향으로 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목격자다. K씨는 또 "아이들이 승용차 뒷좌석에 탔으며 운전자는 스포츠형 머리를 한 남자였고 뒷좌석에는 여자 1명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K씨가 실종 당시의 두 어린이의 생김새와 인상착의, 목격시간 등에 대해 너무 생생하게 진술한 것이 의심스러워 K씨의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해 조사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K씨의 증언이 '8시55분께 공놀이 하는 것을 봤다'는 윤군 아버지의 진술과 차이가 있어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부천=이왕구기자 fab4@hk.co.kr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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