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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사건건 견제… 벌써 물밑 "대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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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사건건 견제… 벌써 물밑 "대권게임"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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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 박 서울시장― 생년월일 1941년 12월 19일

― 가족관계 부인 김윤옥씨와의 사이에 1남3녀

― 학력 고려대 경영학과

― 약력 현대건설 사장, 제14·15대 민자당·한나라당 국회의원, 서울시장

― 취미 테니스, 음악감상

― 종교 기독교

손 학 규 경기도지사

― 생년월일 1947년 11월 22일

― 가족관계 부인 이윤영씨와의 사이에 2녀

― 학력 서울대 정치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박사

― 약력 제14·15·16대 민자당·한나라당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 취미 등산

― 종교 기독교

지난해말 경기도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은 '수도권 성장관리 기본구상'이라고 제목을 붙인 초대형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남북의 주요 거점을 연결, 6개의 성장축으로 묶어 지식정보산업 등을 육성하고 20개 분당급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 소식을 접한 서울시는 발끈했다. 경기도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정책을 바꾸겠다고 나선 것도 그렇고, 6개의 성장축이 수도 서울을 완벽하게 포위하는 형상도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서울시가 불쾌해 하는 진짜 이유를 다른 데서 찾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미 거대 야당의 차기 대권 후보중 하나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으로서는 경기도 계획은 심각한 '위협'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공룡지자체를 이끌고 있는 이 시장과 손 지사. 두 사람의 대권게임이 벌써부터 본격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종 개발사업이 하루가 멀다고 발표되고, 자립형사립고 유치 등 민감한 정책들이 앞다퉈 제시되고 있다. 이들 현안을 둘러싼 대립은 더욱 첨예화하는 양상이다.

대권게임, 예리해지는 대립각

이들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때부터 손 지사의 공격과 이 시장의 반격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한미동맹정책구상 6차 회의. 한미 양국이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등 용산기지의 경기 오산·평택 이전을 전격 합의하자 이 시장은 곧바로 "민족주체성을 찾아야 한다"며 용산기지 81만평의 국립공원 지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손 지사는 당연히 반발했다. 이 시장의 결정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에 환경 및 소음 등에 대한 피해보상대책과 지역발전방안이 없는 기지 이전의 부당성을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경기도는 "용산은 120년만에 제 땅을 찾지만 평택은 앞으로 120년 이상 고향을 잃는다"며 '용산기지 평택이전 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나온 경기도의 신도시 개발구상은 손 지사가 용산기지 이전을 둘러싼 편치않은 상황에서 일단 벗어나려는 '후위공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사한 전략, '쌍둥이 정책'들

서울시청과 경기도청은 두 사람에게 청와대로 점핑하기 위한 도약대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 때문에 두 사람이 지난 1년 7개월동안 보여온 행보도 유사하다. '동북아 문화·경제거점'을 내세워 각종 개발계획부터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 유치로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에 이르기까지 거의 '쌍둥이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청계천복원사업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북균형발전이라는 기치 아래 뉴타운 개발사업과 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사업이 올해 본격화하고, 7월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대적인 교통체계 개편수술이 단행된다. 또 뚝섬 '서울의 숲' 조성사업, 서울시청앞과 남대문·광화문 광장조성 등을 통해 서울의 얼굴을 바꿔가고 있다.

손 지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2월 LG필립스의 최대 LCD공장을 파주에 유치시킨 것을 비롯, 11월엔 일본 스미모토화학(주)으로부터 평택 포승공단에 5억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기업유치에 혁혁한 전과를 냈다. 지난해 11월엔 경기∼서울을 잇는 8개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또 특목고를 2010년까지 26개로 늘리고, 신도시마다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하는 계획도 제시했다.

선심정책 남발, 부작용 우려

그러나 지나친 경쟁에는 무리와 부작용이 따르는 법. 류중석 경실련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장은 뉴타운사업에 대해 "정해진 일정에 맞추려 쫓기듯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경기경실련 김필조 정책부장은 "시·군마다 특목고를 하나씩 만든다는 것은 특목고 취지에도 벗어나는 실효성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두 사람이 내놓는 정책이 면밀한 검토 없이 단시간내 전시성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뉴타운 사업이나 신도시사업 등은 장래를 생각해 사회적 합의 등 보다 신중한 준비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의 대권게임이 벌써 점화됐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과 경기는 각종 '수치'에서 늘 서울이 앞섰다. 인구 경제력 사회규모 등 어떤 분야든 서울이 압도했다. 유일하게 면적만 경기가 1만184㎢으로 605.52㎢에 불과한 서울을 크게 앞서 자존심을 세웠다.

지자체의 '지존' 서울에 맞설 유일한 상대였지만 만년 2위에 만족했던 경기가 최근 서울 인구를 따라잡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기도 상주인구는 1,036만1,638명으로 서울의 1,027만6,968명보다 8만4,000여명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주민등록 인구도 경기도가 1,020만6,851명으로 서울의 1,017만4,086명을 넘어섰다.

경기도의 경찰서 수도 인구 증가에 따라 서울보다 하나 많은 32개가 됐다. 자동차 수도 경기도가 서울을 앞섰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경기 323만2,963대로 서울 277만8,742대보다 많다. 경기의 꾸준한 인구 증가는 신도시 개발 등 수도 서울의 팽창을 조절하는 분산정책의 결과다.

여전히 경기도가 서울시에 밀리는 분야도 적지 않다. 경제력을 가늠하는 사업체 수는 경기도가 54만개로 서울시의 73만 5,258개(2002년 말 기준)보다 한참 떨어진다. 종사자 수 역시 경기 270만명, 서울은 380만명 수준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 李·孫, 한나라당서도 勢싸움

한나라당은 2007년을 기다리는 두 잠룡(潛龍)의 물밑 싸움으로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당사 6층 사무총장실에선 쩌렁쩌렁 고성이 터져 나왔다. "분명히 말하지만 너네들도 물갈이 대상이야." 고성의 주인공은 당시 이재오 사무총장이었고 과녁은 당내 소장파 그룹이었다. 홍준표 의원도 "대내투쟁만 하는 갽들"이라며 연일 소장파들을 윽박질러댔다. 표면적 이유는 투쟁 노선에 대한 강·온 갈등이었다. 하지만 사태를 다르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손 지사의 세력 확대를 차단하려는 재선 실세들의 선공(先攻)'이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대리전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내 '이명박 사람'으로는 이재오·홍준표·김문수 의원 등 재선의원 실세 3인방이 꼽힌다. 이, 홍 의원은 2002년 시장선거의 공신들이다. 여의도에서 이 시장과 수시로 회동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시장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이쯤 되면 이 시장으로선 2007년에 날아오르기 위한 탄탄한 받침대를 당내에 마련해 놓은 셈이다.

손 지사는 상대적으로 당내 세력이 약하다. 남경필 박종희 의원 등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 의원 정도가 꼽힌다. 그래서 손 지사측은 "이번 총선에 나갈 수 있는 모든 인사들을 내보내려 한다"며 세 확대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수원에 공천신청서를 낸 한현규 경기 정무부지사, 시흥에 도전하는 이철규 경기개발연구원장, 광명의 정성운 경기도 서울사무소장 등이 대표적 '손학규 사람'이다. 이들은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경기지사 공관에서 회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 실세로서 공천 칼을 쥔 이 시장측과, 공천을 따내려는 손 지사측이 충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홍준표 의원은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일단 손사래를 친다. "아직 대선은 생각도 못한다. 그리고 누구누구 사단이란 것도 지나친 해석"이란 것이다. 이 시장과 손 지사도 각각 "시장으로서" "지사로서" 열심히 할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

과연 그럴까. 총선과정에서 잠룡들의 대권 길닦기 경쟁이 물 밖으로 분출될 가능성은 꽤나 높아 보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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