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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옷" 벗기려던 檢, 역풍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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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옷" 벗기려던 檢, 역풍 만나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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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달 동안 현역 의원 13명을 구속하며 정치권을 떨게 했던 검찰이 임시국회 소집과 때마침 불거진 기획수사 의혹 등으로 멈칫하고 있다.정치인 수사에서 '전승' 기록을 이어오던 검찰은 민주당 한화갑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편파·기획수사' 논란에 봉착했다. 또 지난달 30일 법원은 "범죄소명이 부족하다"며 한나라당 박상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최근 일련의 정치인 사법처리 과정에서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 수사의 무리함을 성토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이 무산됨에 따라 검찰은 다시 법원에 영장을 청구,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 처리절차를 밟아야 한다. 박 의원도 마찬가지다.

대검 중수부는 이번 주에 대선자금 모금 연루 정치인 2∼3명을 추가 소환할 계획이나 원외 정치인을 제외한 현역 의원의 신병확보는 쉽지 않게 됐다.

'방탄국회' 비난여론을 의식, 한동안 숨을 죽이던 정치권 기류가 최근에는 "검찰이 해도 너무 한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 체포동의안 처리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수사를 더욱 껄끄럽게 만드는 것은 검찰의 의도를 의심하는 시각이 차츰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사법처리 된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검찰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부패정치인 단죄라는 명분에 눌렸다. 그러나 한 의원 사법처리의 경우 여권의 정계개편 기도 의혹과 맞물리며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문제는 그 동안 이론의 여지가 없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 2월 임시국회는 이 같은 의혹의 폭로장이 될 것이 분명해 정치권과 검찰간의 '공수(攻守)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대선자금 청문회 실시가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야권은 안대희 중수부장 등 현 수사팀의 증인 채택을 벼르고 있다. 이들의 국회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정국은 형평성 시비를 중심으로 전개될 게 분명하다.

진실 여부는 차치하고 수사 의도가 의심 받는 상황 자체가 검찰의 움직임을 둔화 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선자금 등 정치권 대상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여론'임은 검찰 스스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최근 검찰의 상황을 '여론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처럼 위태롭게 보는 시각이 검찰 내부에도 적지 않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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