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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선길 "2개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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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선길 "2개 암초"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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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좋게 달리던 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길목에 빨간 불이 켜졌다.뉴스위크가 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최저 기록인 49%로 떨어졌다. 이 주간지가 지난해 4월 바그다드 함락 직후 실시한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 지지율이 71%를 기록했던 것과는 천양지차이다. 또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선두인 존 케리 상원의원이 대결할 경우 케리 의원이 48% 대 46%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부시의 재선은 '떼 논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선 승부가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상황이 급변한 첫째 이유는 이라크 공격의 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WMD)가 이라크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정보왜곡 논란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 특히 데이비드 케이 전 이라크 서베이그룹(ISG) 단장이 이라크 WMD 정보에 대해 "거의 전부 틀렸다"고 말한 것은 부시 대통령에 일격을 가한 셈이 됐다. 케이 전 단장은 "이라크에서 생화학 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WMD 정보 실패 원인을 규명할 독립 조사위원회의 구성을 촉구했다. 이제는 민주당 대선주자들과 일부 공화당 인사들까지 가세해 독립 조사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독립 조사위를 구성하면 대선 직전까지 WMD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될 뿐 아니라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깨끗이 정보 실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부시 대통령은 독립 조사위 설치 요구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여 왔으나 조사 요구를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백악관은 독립 조사위 설치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연간 재정적자가 무려 5,000억 달러를 넘는 것도 큰 부담이다. 부시 대통령이 2일 발표하는 2005년 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연간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5,2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5년에 걸쳐 적자를 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호언했으나 민주당측은 "엄청난 국가 부채를 우리 자식들이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대선자금은 그 동안 부시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민주당측에도 돈이 모이고 있다. 국제 금융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선 반(反) 부시 활동에 1,250만 달러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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