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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서울 학교복합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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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서울 학교복합화사업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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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에 주차할 곳을 찾느라 밤마다 전쟁을 치렀는데 이제 고민이 싹 사라졌습니다.", "아이들 체육수업은 물론이고 주민들도 최신식 운동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학교의 지하와 운동장이 지역공동체의 생활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빈틈없는 도심 주택가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주차공간과 문화체육시설. 부지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이들 시설이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학교복합화사업'으로 학교 지하와 운동장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초등학교 건물 지하의 '열린금호교육문화회관'. 겨울방학인데다 칼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였지만 지하 2층 수영장과 헬스장에는 50여명이 운동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강의실에선 아이들 100여명이 그림 그리기와 스포츠댄스에 열중하고 있었다. 문화회관 바로 옆 3층 163면 규모의 주차장 역시 주민들 차량으로 빼곡했다.

문화회관 송영길 관장은 "한달 평균 2,500명에서 3,000명이 이용하고 있다"며 "성동구민 외에도 30분 이상 거리의 중구 주민들까지 이용할 정도"라고 전했다. 조진경(34·여·중구 약수동)씨는 "문화관의 시설이나 프로그램 내용 모두 훌륭한데다 가격도 사설 기관에 비해 절반이하로 싸다"며 "수영장까지 갖춘 초등학교라 아이들을 이 학교에 보내려고 전입하는 이들도 상당히 된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지금은 '동네 자랑거리'지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곳은 초라한 학교 옆 야산에 불과했다. 그러다 학교 교실 증축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야산에 주차장과 문화체육시설을 만들어 보자는 성동구의 제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여 시와 구 예산 120여억원을 들여 3년여 공사 끝에 2002년 5월 문을 열었다.

주민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10년째 금호동에 살아 온 곽미경(35·여)씨는 "삭막하던 곳에 산뜻한 문화관과 주차장이 들어서 동네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며 "주변에 너도나도 '운동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차장 운영에 대해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들렸다. 최모(48)씨는 "기존 이용객 위주여서 나중에 온 사람들은 자리를 배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 주차계획과 김세율씨는 "거주자우선주차제도나 저녁 시간 학교 운동장 개방 말고는 주택가 주차난에 대한 별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며 "학교 지하주차장이 주차난 해소에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사업추진 학교가 점점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종로구 대신중고의 경우 최근 사립학교로는 처음으로 학교 운동장 지하에 공용주차장을 만들기로 했다. "복합화 사업은 일본, 유럽의 경우 이미 오래 전 정착된 것"이라는 최정수 시설팀장은 "좋은 시설을 갖춘 운동공간이 더 생겨 나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학교복합화 사업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부지 빈터나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과 체육 및 문화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2000년 시작됐다. 새로 문을 열거나 증축하는 학교 중 해당 자치구와 서울시교육청이 대상 학교를 선정한 후 별도계획을 마련, 이를 서울시에 제출한다. 시는 이 계획을 심사한 후 구와 협의를 거쳐 예산 지원 비율을 결정한다.

현재 주차장이나 체육시설을 운영 중인 학교는 4곳. 2002년 금호초등학교가 처음으로 시작했고 독산고(주차장), 당현초교와 이화금란여중고(체육시설)도 주민과 학생들이 시설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 현재 13개 학교가 주차장을, 17개 학교가 체육관이나 수영장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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