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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어느 회사에나 꼭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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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어느 회사에나 꼭 있는 사람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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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에나 한 명씩은 꼭 이런 사람이 있다. 그는 자기보다 잘나고 능력있는 부하를 못봐주는 스타일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자신의 의견에 순순히 따르는 부하에 대해서는 능력에 관계없이 잘봐주고 직무평가도 좋은데, 반론을 제기하는 부하에 대해서는 '반항적이다' '젊은 사람이 고분고분하지 않다' 하는 식으로 나쁜 평가를 내린다.사무실에서 노골적으로 '아부를 잘하는 것도 업무 능력의 하나'라고 큰소리 치기를 꺼리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마다 있는 부서장 회의 때도 부하가 발안한 제안을 회의에서 발표하여 경영진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것이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과 연구인 것처럼 으시대다가, 부정적인 평이 내리면 '실은 저도 상무님과 같은 생각인데, 우리 부서의 누가 그걸 꼭 제안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하고 자신은 한발 뒤로 물러선다.

게다가 남들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는데 스스로는 고질적인 엘리트 의식까지 갖추고 있다.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그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일 같은 건 더더욱 하지 않는다.

그러다 아주 썩 나중에 회사를 그만둘 때야 자신이 친구 하나 없이 참 외롭게 사회생활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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