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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린이 위험지대가 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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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린이 위험지대가 된 사회

입력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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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서 실종됐던 두 초등학생이 16일만에 인근 야산에서 목이 졸려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 아이들은 팬티만 입은 채 숨져 있었으며, 한 아이는 목도리로 손발이 묶였고 다른 아이는 운동화 끈으로 나무에 묶여 있었다고 한다. 범인이 두 어린이를 얼마나 잔혹하게 죽였는지 짐작하며 충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누가 무슨 이유로 이 아이들의 목숨을 비정하게 빼앗은 것일까. 경찰의 수사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흔히 예상되는 범인의 협박전화 등이 없었다고 한다. 이 미스터리는 이제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끔찍한 범죄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나 이런 잔인한 범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경찰은 시급히 엽기적인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고 그 범행동기를 밝혀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를 범죄대상으로 삼거나 학대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는 이번 사건처럼 포악한 범죄자의 표적으로 희생되기도 하지만, 근래 부모에 의해 버려지거나 살해되는 일도 많이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 과외가 우리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지만 사실 사회의 다른 구석에는 각종 사회적 병폐에 갇혀 있는 어린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어린이들도 물질문명의 풍요를 맛보게 됐다. 그러나 빈부격차에 따라 교육환경에 격차가 벌어지고,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관이 급속히 해체되면서 어린이들은 그 인격이 무시되고 어른의 부속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번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을 통해 어린이들이 극도로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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