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보좌관의 교체로 노무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 변화가 다시 주목된다. 외교부 실무자의 대통령 관련 발언으로 외교장관이 바뀌는 파동의 연장선상이다.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의 노선 및 주도권 갈등이 외교정책의 혼선을 초래했던 탓에 이번 인사에서 같은 우려가 되풀이되는 것이다.청와대측은 "외교안보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극구 강조하지만 정책 결정과정에서 NSC가 우세한 비중을 가져 왔다는 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신임 권진호 안보보좌관의 경우 그 이력상 외교정책에 관한 한 전문적 경험이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의 외교분야 공백을 이종석 NSC 차장이 메울 가능성이 높다. 또 외교정책에서 대체로 청와대 입김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소위 '자주파' 기조의 정책이 득세해 갈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특히 윤영관 전 외교장관의 친미적 성향을 문제시했던 만큼 전임 나종일 안보보좌관과 김희상 국방보좌관의 교체 역시 대미관계 측면에서 눈길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보좌관은 이라크파병 등에서 대미 동맹관계를 중시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그럼 이번 인사 역시 친미 배제인가.
큰 파동 이후 그 사후 정비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자주니, 동맹이니 했던 그 파동이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어리석은 논란이었다고 한다면 한 쪽의 색깔이 두드러진 이번 인사는 현명한 수습책이 아니다. 반기문 외교장관이 대미 전문관료 출신이라지만 지금 대통령의 정책기호와 가치는 청와대쪽에서 발현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그 것은 탈미 내지 반미의 기조라는 해석이 수반된다. 이념형 외교로는 국가이익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말의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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