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 회장(사진)이 30일 "심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정부가 운동장에 직접 들어와 선수로 뛰려 한다"며 정부의 기업에 대한 간섭을 비판하고 나섰다.박 회장은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CEO) 조찬회 연사로 참석, "옛날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였고 기업들은 하청업체여서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었지만 지금은 경제 규모가 너무 커지고 복잡해졌다"며 "이제 정부는 '내가 아니면 누가 살피랴'식의 개발연대 우월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은 "정부의 역할은 '시장'이라는 운동장을 만들어 주고 심판만 보는 것인데 우리 정부는 가끔 운동장에 직접 들어와 뛰곤 한다"며 "더군다나 선수들한테 '오른발은 쓰지 말라', '헤딩도 하지 말라'며 간섭을 하니 경기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30년 기업한 소위 '귀신'들 앞에서 웬 간섭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굴삭기 앞에서 삽질하는 꼴이고 소총 한번 안 쏴 본 사람이 이렇게 쏴라 저렇게 쏴라 감독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정부조직의 슬림화를 강조하며 "미국이나 일본도 장관이 12명 내외인데 우리는 장관이 20명이나 된다"며 "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회의를 하면 그 회의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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