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요원으로 구성된 684부대를 그린 영화 '실미도'(감독 강우석)가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다시 쓴다. 30일까지 전국 815만명을 동원한 '실미도'가 개봉 39일 만인 31일 3년 전 '친구'가 세운 한국영화 사상 최다 관객기록인 818만명(영상자료원 추산)을 돌파한다.지난해 12월24일 개봉한 '실미도'는 개봉 31일 만인 23일 700만명을 넘어서 '친구'의 같은 기록을 21일이나 앞당겼고, 개봉 한달이 넘은 지금도 50, 60대까지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평일 관객 1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실미도'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내달 중순쯤 한국영화의 꿈인 관객 1,000만명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미도' 흥행 폭발의 가장 큰 요인은 소재 그 자체 때문. 그동안 금기로 여겨졌던 북파 공작원의 실체를 1968년 4월 684부대의 설립에서 1971년 8월23일 무장군인들이 난동을 부린 '대방동 사건'까지를 처음으로 적나라하게 다뤄 한국영화의 주 관객층인 20대에서 벗어나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30일에도 종로 극장가에는 평일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실미도'를 보려는 고교생, 50대 주부, 60대 단체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60대 중반이라고 밝힌 한 관객은 "신문과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다뤄 몇 년 만에 극장에 나왔다.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지방에서 더욱 높은 열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영화의 흥행폭발의 요인. 경북 안동의 오경자(62)씨는 "4년 만에 극장에 갔다 세 번 울었다. 이런 이야기가 영화로 나오다니 세상이 정말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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