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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음악할 수 있었죠" / 在獨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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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음악할 수 있었죠" / 在獨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양

입력
2004.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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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만 있으면 수천만원이 넘는 악기도 무료로 빌려준다. 돈 없어도 최고의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외국인에게. 우리 현실에서 보면 부러운 이야기다. 재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17·사진)은 이런 독일 공교육이 키운 영재다.한국이었다면 이 여학생이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어려운 가정형편을 감안하면 대답은 부정적이다. 1986년 신학을 배우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독일 뮌스터로 유학 간 아버지 김동욱(48)씨는 95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까지 거동을 못한다. 어머니 지경순(44)씨가 공공근로 등으로 생계를 꾸렸지만, 아버지의 상태가 악화된 지금은 독일 정부에서 나오는 생계보조금으로 다섯 식구가 생활한다.

2년 만에 연주회와 음반 녹음을 위해 한국에 온 수연이는 "그래도힘들지는 않아요.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라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2002년 고국 데뷔 때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것은 악기다. 당시 수연이를 아는 사람들은 연주력에 비해 악기가 좋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1742년산 카밀루스 카밀리를 들고 왔다. "지난해 3월에 함부르크에서 있었던 독일음악재단의 악기 대여 대회에서 받은 거에요." 매년 70여명 정도가 이 혜택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명품 바이올린도 16일 금호아트홀 독주회의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연주에서 172㎝의 거구인 수연이의 파워를 감당하기에는부족해 보였다.

"악기에 신경 쓴 적은 없었어요." 만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이후 자신의 악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월 5∼6만원의 수업료만 내면 음악학교에서 악기도 빌려줘요."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아홉 살 때부터 뮌스터 음대의 실기과정을 병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정식으로 이 대학에 입학한다. 수연이의 연주는 2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베를린 필 수석)와 함께 출연하는 프라임 필의 공연에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 (031)392―6422

/홍석우기자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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