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일본 대중영화 개방 조치로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일본 성인영화 빗장이 풀린 후 처음으로 수입신청된 영화에 대해 수입불허 판정이 내려졌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수입추천심사소위원회(의장 유수열)는 29일 일본 성인영화 '도쿄 데카당스'가 변태적 장면을 여과없이 묘사했다며 불허를 결정했다.'도쿄 데카당스'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무라카미 류가 자신의 소설 '토파즈'(1988)를 92년 직접 감독한 영화다. SM(새디즘·마조히즘) 클럽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상물등급위는 이 영화가 "포르노에 가까운 변태적 성애 장면이 지나치게 많고 묘사의 수위가 높아 대부분의 위원들이 국민정서에 반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상물등급위의 이날 판정을 놓고, 시장 개방을 선언하고 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제한상영가 등급 제도와 더불어 수입추천 제도는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다. 수입추천 예본심, 등급분류 예본심 등 4회(한국 영화는 2회)에 걸친 절차 자체가 외국 영화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데카당스'의 수입사인 백두대간 대표 이광모 감독은 "일본의 대표적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무라카미 류의 작품으로 일부 노출에도 불구, 예술성이 뛰어나 영화 개봉과 더불어 '문학과 영화와의 만남' 등 영화제를 기획하려 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수입사는 수입불허 판정 후 30일 내에 초심과 동일한 필름으로 재심을 신청하거나, 3개월 후 새롭게 수입 추천을 신청할 수 있다. 이날 함께 심의를 받은 이와이 순지 감독의 '스왈로우 테일 버터플라이'(15세 관감가 등급 예상)의 수입은 허가됐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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