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이형식 편역시골 성당에서 교리를 가르치는 사제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시도록 하려면, 우리가 무슨 일부터 서둘러 해야 할까?" 그러자 한 아이가 번쩍 손을 들더니 귀엽고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선 죄를 지어야 합니다!" 이형식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가 편역한 '농담'은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등 철학자들부터 이름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수많은 촌철살인의 서양 옛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근대 이전 프랑스의 권력자였던 관리나 성직자들에 대한 풍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실없는 농담이 아니고,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짧은 유머와 위트로 표현해 언중유골이라는 말에 손색이 없다. 유명인의 이야기도 있지만 도둑과 사기꾼, 영악한 상인, 타락한 성직자 등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낸 것은 저자의 공이다. 궁리 9,000원.
십자군전쟁 /W B 바틀릿 지음
서기 1095년 비잔틴제국 황제였던 알렉시우스 1세가 교황 우르바누스 2세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편지 한 통을 보내면서 200년 간 지속된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 간의 전쟁이 촉발된다. 기독교 성지 예루살렘을 이교도의 손에서 탈환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교황과 서유럽 군주들, 그리고 기사들이 일으킨 이 전쟁을 역사는 '십자군 전쟁'이라 부른다. 그러나 정작 이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그 끝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알지는 못한다. 당시 십자군 원정에 대한 수많은 연대기가 남아 있지만 저술자의 입장에 따라 편차가 크고 사실도 다르기 때문이다. 십자군전쟁 전문가인 저자는 각종 사료를 활용해 십자군전쟁의 드라마틱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샅샅이 밝혀내고 있어 개론서로서 부족함이 없다. 서미석 옮김. 한길사 2만원.
동물도 말을 한다
/소냐 피츠패트릭 지음
개나 고양이는 어떻게 주인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주인에게 근심거리가 있으면 머리 속에 영상이 만들어지고 이는 라디오 전파처럼 애완동물에게 송신된다. 텔레파시가 그 열쇠다. 개는 주인의 말보다는 텔레파시로 사태를 더 잘 파악한다. 이 때문에 주인이 "깔개를 물어뜯으면 안돼!"라고 소리치면서 개가 깔개를 물어뜯는 모습을 머리 속에 떠올리면 개는 혼란스러워한다. 이 책의 저자에게는 어릴 때부터 동물들과 텔레파시로 영상을 주고 받으며 대화할 수 있는 유별난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조랑말이나 개, 고양이 등 동물 친구들은 마을 사람들에 대한 여러 소식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동물들은 텔레파시로 서로 영상과 감정을 주고 받는다. 새나 거북이, 물고기조차 그렇다. 누구든지 마음을 열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애완동물 마음 읽기'라는 TV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부희령 옮김. 정신세계사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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