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본인학교 유치원생이 정신병력 30대 남자의 공격으로 상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비록 뚜렷한 동기없는 우발적 소행이라지만, 독도 문제와 신사참배 논란으로 반일정서가 확산된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생긴 것을 한층 민망하게 여기는 국민이 많다. 각별히 보호해야 할 유치원 어린이에게 손도끼를 휘두른 황당하고 부끄러운 사건이 자칫 반일 감정과 직접 관련됐거나 외국인 적대로 비칠까 걱정스러운 것이다.일본 사회가 충격을 나타내면서도 특별히 반일 감정과 연관 짓지는 않는다니 다행이다. 극우 세력이나 언론이 앞장서 민족적 정서를 자극할 경우, 두 나라 국민의 갈등과 반목을 부당하게 부추길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신속하게 유감과 위로를 일본측에 전한 것은 당연하다. 일본인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다. 학교 이웃주민 등 우리사회도 이들을 위무하는 배려를 보이는 것이 선량한 국민의 도리일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독도문제 등을 논란하는 자세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대일 문제에 과민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독도를 놓고 사이버 전쟁을 벌여 국제적 시선을 받는 것은 오히려 일본에 유리할 수 있다. 민족 자존에 관한 주장은 당당하게 펼치면서도 선린우호는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도 맹목적으로 과격한 반일 구호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지도층도 국내정치 목적으로 독도와 신사참배 문제 등을 이용하는 그릇된 관행을 반성해야 한다. 이웃 모두에 불행했던 과거를 진정으로 청산해야 할 과제를 끝내 외면하다가는 뜻밖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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