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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얼짱 울고 배구얼짱 웃고

입력
200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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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은 실력도 짱인가?'얼굴도 예쁘고 실력도 뛰어나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하지만 이를 다 갖추기는 쉽지 않은 법. 기량으로 말해야 하는 코트에서 요즘 막 뜨고 있는 얼짱들 사이에도 희비는 교차하고 있다.

여자 배구의 미녀스타 진혜지(24·흥국생명)가 생애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반면, 농구 코트의 신세대 얼짱 신혜인(19·신세계)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183㎝의 늘씬한 키에 곱상한 외모를 지닌 신혜인은 숙명여고 시절부터 빼어난 미모로 주목을 받아온 새내기.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4위로 프로에 입문한 신혜인은 28일 2004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현대와의 홈경기에 출전, 부진한 플레이를 펼쳐 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 데뷔 첫 무대에 4분간 얼굴을 내밀었지만 볼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신혜인은 "너무 긴장해 온몸이 뻣뻣해졌다. 코트에 섰을 때 내가 뭘하고 있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떨렸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사랑 받겠다는 각오를 다지고있는 그는 그러나 첫 경기의 부진에도 불구,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 앞으로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3만명에 가까운 그의 인터넷 팬클럽 회원들도 "괜찮아. 이제 시작일 뿐이야"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신혜인은 30일 수원에서 열리는 삼성생명전에서 프로 데뷔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그가 주변의 격려와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이에 비해 여자배구계의 실업 5년차 진혜지는 이번 배구 'KT& G V―투어 2004'에서 지난해 무릎부상을 털어내고 재기, 팀의 주전자리를 꿰찼다.

182㎝, 74㎏의 체격에 모델 빰치는 외모를 지닌 그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얼굴만 예쁜 선수'로 통했다. 그러나 최근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번 대회에서 센터에서 레프트로 보직을 변경한 뒤 팀내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그의 재능을 알아본 황현주 감독이 4개월간 피나는 조련을 시켜 공격수로 탈바꿈시켰다.

진혜지는 지난해 슈퍼리그 꼴찌팀 흥국생명을 이번대회 1차 투어에서 3위로 올려 놓았다. 1, 2차 투어의 인기상도 그의 몫이었다. 투어 득점랭킹 6위(146점)에 올라 팀내 최고. 김철용 경기분석관은 "잘 다듬으면 대성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인천(3차)투어에서 부진했던 흥국생명이 4차 투어(구미)에서는 다시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도 진혜지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 진혜지는 "실력이 없으면 누가 쳐다보기나 하나요. 올 시즌 최선을 다해 팀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게 목표예요"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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