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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마초영화" 왜곡된 남성상, 청소년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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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마초영화" 왜곡된 남성상, 청소년에 악영향

입력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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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대한 짧은 단상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글임을 미리 밝힌다.영화 '친구'를 볼 때도 느꼈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처음엔 '역시 남자들의 우정과 매력이란…우∼ 저 힘있게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이라니…'하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지만 다 보고 나면 가슴 언저리에 남는 찝찝함을 어찌할 수가 없다.

극중 영어 선생의 강의 중 명사 종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고추XXX'라는 단어를 학생들에게 외우게 하는 장면, "은주, 한번 먹기엔 괜찮은 애야…"라며 애인이었던 여주인공을 비하하는 대사, '쪼갰냐?' '그냥 줄래요?' 등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은어들의 반복을 보면서 남성성을 극대화시키는 영화들의 위험성을 느꼈다.

만일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이성적인 평가 이전에 주인공들의 폭력성 내지는 강인함, 남성다움(수천년 동안 남성들에게 세뇌되어왔을)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거다. 배우들의 역할을 통해 '이상적인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우려가 됐다.

혹자는 나의 이런 평가를 오버 내지는 지나치다고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웅본색2'를 보고 영화 보는 길에 들어섰던 16살 시절의 나를 떠올려 볼 때 영화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마초 영화들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미칠 잘못된 영웅성이 심히 우려가 된다.

여자 감독들이 남자 감독들과 비등한 숫자가 되어야 마초 영화들의 영향력이 감퇴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네덜란드 출신 마를렌 고리스 감독의 '안토니아스 라인'에서 여주인공이 강간당하는 여자를 구하려 삼지창을 들고 강간남의 거시기를 찌르던 장면에서 소스라치는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너무 마초 비판으로 흐른 경향이 있지만…두 번 봐도 전혀 지겹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재미있었다.

유하 감독은 1978년의 추억을 영화화하면서 그 시절과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던 걸까? 어쩌면 오히려 그 시절을 추억하고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거나 그 암울했던 폭력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고도 느껴진다.

"추억은 무엇이든 아름답게 기억된다"라는 명제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다.

아울러 '그들의' 고교시절 추억담 못지 않은 '그녀들의' 소녀기를 멋지게 만들 감독을 기대해본다. 그 안에 내가 포함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겠고.

/마오와 함께 춤을 (http://blog.hankooki.com/sjmao)

남성 일방매도 곤란

다 좋은데, 마초라는 표현을 너무 쉽게 내뱉는 것 같군요.

진짜로 비판 받을 만한 우월주의자도 있고 그런 사람들을 비판할 때 사용한다면 문제가 안되겠지만, 마초라는 용어로 남성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폄하하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고 비하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입니다.

여성위주의 편협한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magritt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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