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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전쟁" 생생한 컬러로/ 히스토리 채널 2차대전사 18부작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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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전쟁" 생생한 컬러로/ 히스토리 채널 2차대전사 18부작 방영

입력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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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부상했다는 무전연락을 받고 기도하면서 달려갔다. '하느님, 제발 살려주세요.' 앞에 동생의 시신을 실린 지프가 보였다. 운전병이 시신을 보겠느냐고 물었지만 난 거절했다. 동생을 생전 모습대로 기억하고 싶었다. 멋지고, 활기차고, 재치 있는 모습대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같은 사단에 배치된 동생을 잃은 한 미군 병사의 절규다.히스토리채널이 개국 2주년을 맞아 2월 4일부터 매주 수·목 밤 10시에 방송하는 18부작 다큐멘터리 '컬러로 보는 2차 세계대전사'는 이처럼 생생한 자료들을 엮어 전쟁의 벌건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 2차 대전 컬러 자료소개가 처음은 아니지만, 장장 1,080분 분량, 그것도 색 보정을 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이 작품은 미국 히스토리채널이 2차 대전 관련 자료를 가장 많이 보유한 플로리다 주립대와 2차세계대전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2001년부터 2년에 걸쳐 완성했다. 종군기자가 코앞에서 찍은 교전 장면 등 펄떡펄떡 뛰는 화면도 눈길을 잡지만, 특히 일반 사병의 시각에서 전쟁의 구석구석을 살핀 접근방법이 돋보인다.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연합군은 엄청난 병력이 필요했다. 1940년 17만명에 불과하던 미군은 3년 후 720만명으로 불었다. 당시 미군 입대자들의 평균 연령은 26세, 체중은 65.2㎏, 키는 172.7㎝. 대공황 속에서 성장한 탓에 몸이 다소 부실했던 이들은 3개월의 훈련을 마친 뒤 체중이 평균 3㎏, 가슴둘레는 2.5㎝나 늘었다.

1부 '군인이 되다'에서는 자원하거나 강제 징집된 젊은이들이 짧은 훈련기간을 통해 '군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전투에 투입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스케치했다. 미군의 85%가 부상이나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는 군의관들의 증언, "아무리 장교라도 지프와 위스키에 여자까지 허용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사병의 항변에서 드러나는 계급간 갈등 등 어두운 면도 다뤘다.

2차 대전 당시 실제 전투를 경험한 병력은 전체의 20% 가량. 2부 '최전선에 서다'는 최전방에 배치돼 생사를 넘나들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밥 먹고, 잠 자고, 편지를 쓰는 등 전장에서의 일상을 속속들이 들춰보고(5부 '전선에서의 휴식'), 당시 병사들이 과연 무엇을 위해 총을 들었는지 그 속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했다(7부 '그들만의 명분'). 이밖에 전쟁이 바꿔놓은 여성의 역할(10부 '후방은 없다'), 공중전의 허실(3부 '창공을 장악하라'), 유행을 변화시킨 전쟁(15부 '전장을 수놓은 패션') 등 이야깃거리가 이어진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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