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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조류독감 영향은?"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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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조류독감 영향은?" 긴장

입력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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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아시아 증시가 조류독감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조류독감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일부 국가에서는 감염 사망자까지 늘어나면서 증시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경제 회복세를 위축시켰던 지난해 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조류독감이 중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주식시장은 하락률이 1%를 넘었다.

국내 증시도 약보합에 머물렀으며 조류독감 확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여행·레저 업종과 수산물 등 닭고기 대체 식품 업종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밀집모자는 겨울에 사라'며 주가 급락을 틈탄 역발상 투자를 권하기도 하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며 성급한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여행 대표주인 하나투어는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현대증권이 '주가 고평가'를 이유로 투자의견을 낮춘 탓도 있지만 조류독감 확산에 따른 여행 수요 감소 우려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집중 매도한 것이 주가 폭락에 크게 작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들은 이날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최근 4일 연속 하락하며 10%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수산업체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대림수산, 오양수산, 동원수산, 한성기업, 신라수산, 삼호물산 등 참치·어묵 등 수산물 생산·가공업체 주가는 투기적 매매세력까지 가세해 조류독감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피해가 지난해 아시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사스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류독감으로 아시아 지역 가금류 산업이 위축되고 관광 수요 감소로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은 이날 "사스 발생 직후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해외투자자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시아 증시 랠리에 편승하지 못한 점을 후회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매도를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회복 기조에 접어든 만큼 조류독감이 대세를 좌우할 정도로 큰 악재는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돌아보면 지난해 사스 충격이 중국과 홍콩 등 진원지에서만 국한됐을 뿐 한국증시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보였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다"며 "다만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항공·레저·호텔·음식료 업종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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