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중계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첫 포석으로 올 들어 본격 자산관리상품인 일임형 랩어카운트 영업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판 허용을 받고 곧바로 영업에 나선 삼성 LG투자 대우 미래 동원 등 5개 선발 증권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차별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고 대신 신영 등 다수의 후발 증권사들은 만만찮은 기세로 틈새 시장을 파고들 기세이다.올 증권사 전략상품으로 부상
일임형 랩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곳은 '정도경영' 방침에 따라 일찍부터 종합자산관리업무를 준비해온 삼성증권. 약 1조원 내외로 파악되는 증권사 전체 판매액 중에서 약 8,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흡수, 여타 증권사를 압도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28일 '삼성랩의 명품화'를 선언하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 1조원, 연내 3조원 판매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정적 자산운용과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 하는 고객 서비스 풍토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일임형랩 시장이 장기적으로 140조원 내외인 수익증권 시장을 잠식하며 대등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도 최근 신년사를 통해 "일임형 랩 상품은 증권사의 경쟁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맞춤형 상품이라 계좌별로 수익률이 다르긴 하지만, 대표기업지수가 KOSPI대비 3% 이상 초과수익을 내고 있어 계좌별로 최고 10% 이상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 증권사 가운데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의 일임형랩 판매액은 현재 대우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자산운용 노하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미래에셋이 55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품 다양화 추세
선·후발 증권사별 상품 경쟁도 뜨겁다. 대우증권은 최근 자체 선별한 20종목을 지수화한 '대표기업지수(KLCI)'와 국고채 등에 동시에 투자하는 변형 일임형랩 상품인 '대표기업지수 혼합 30'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투자자산의 30%를 KLCI에 투자하고 70%는 국고채와 유동성 자산에 투자한다.
후발 증권사인 굿모닝신한증권과 제일투자증권도 '골드랩'과 '프리미엄랩' 등 2종류 및 간접투자형 직접투자형 혼합투자형 등 3종류로 구성된 상품군을 각각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밖에 동양종금증권도 12일부터 시장상황과 종목·테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뱅크플러스(Bank Plus)형과 자체 리서치센터의 추천종목을 중심으로 가치주에 투자하는 마켓플러스(Market Plus)형 등 두 종류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최근 일임형 랩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대신증권의 김대송 사장은 "고객들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많이 올리면 자연히 자산관리 부문이 커질 것"이라며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증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일임형랩 시장은 견조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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