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모델은 전문 모델로서는 정말 좋은 기회죠. 누드는 모델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 한번도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공식 모델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패션모델 이사비(25·본명 이언정)가 11일부터 열흘 간의 미국 촬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누드모델 이승희가 플레이보이 자매지인 '란제리'의 특별판 모델이었던 데 비해 플레이보이가 정식 모델로 인정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플레이보이 같은 세계적 잡지가 보여준 환대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연 이사비는 이날 인터뷰 전 30분 이상 이어진 취재진의 사진촬영 요구에 흐트러진 모습 없이 시종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해외 패션 화보 촬영은 많이 해 봤지만, 이번처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작업은 없었던 것 같아요. LA 플레이보이 스튜디오의 엄청난 규모에 먼저 놀랐고, 스태프의 팀워크와 프로 정신에 다시 놀랐습니다." 이사비는 "베벌리힐스의 특급 호텔에서 묵고 이동할 때는 리무진을 탔다"며 "심지어 촬영 때는 문 앞에 화장실까지 안내해주는 전문 스태프까지 있을 정도여서 몸 둘 바를 몰랐다"고 말했다.
이사비는 이번 자신의 누드 동영상 촬영을 위해 플레이보이가 통상 20∼30명에 불과한 스태프를 50명으로 새롭게 구성하고, 창업자인 휴 헤프너 주최로 베벌리힐스의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연 창사 50주년 가든파티에도 초청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사비는 해외 모델 생활 동안 습득한 유창한 영어로 휴 헤프너와 인터뷰하고, 플레이보이TV의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이사비는 "미국에서는 플레이보이 모델이 되면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주위의 축하까지 받는데, 내가 플레이보이 모델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누드 촬영 결정을 쉽게 했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내가 한국 여자이기 때문인 것 아니냐"고 되물을 만큼 누드 촬영에 당당함을 보였다. 그는 "포르노 물과 성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은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플레이보이 모델 일을 외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밝혔다. "포르노와 성애물의 차이는 주관적이기는 하더라도 결국 표현 의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플레이보이 잡지를 접하기 전에는 천박한 도색잡지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보니 그런 것 같지 않더군요. 멋진 잡지예요."
이사비의 등장은 미국의 대표적 성인 콘텐츠 회사인 플레이보이 그룹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미국 플레이보이사의 한국 파트너인 성인채널 스파이스TV의 노영선 부사장은 "한국에서 플레이보이의 이미지가 도색잡지로 고착화돼 있다"며 "잡지, 비디오 등 신규사업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플레이보이 본사와 공동사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에 촬영한 이사비의 누드 동영상과 사진은 국내에서는 2월부터 모바일과 인터넷, 유료TV 등을 통해 공개되며, 세계 55개국의 플레이보이 지사에도 배급될 예정이다. 키 1m 74㎝, 몸무게 51㎏에 서구적 몸매의 이사비는 효성가톨릭대 무용과에 재학중이던 1998년 모델로 입문, 국내외의 명품 패션쇼 무대에 서 왔으며 청바지 모델로 나선 그를 눈여겨 본 플레이보이 본사 관계자의 추천으로 6일 한국 대표모델로 선발됐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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