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점선(58)씨가 31회 개인전을 연극계를 돕기 위한 자선 작품전으로 연다. 27일 갤러리 정미소에서 개막해 2월 29일까지 열리는 작품전에서 그는 기존의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른 전시형식을 선보이고 있다. 30호 크기의 동일한 판화 작품 16개로 갤러리 벽면 전체를 장식하는 식이다.선명한 색채, 단순하면서도 동화적인 형태의 그림으로 사랑받는 화가이자 솔직하고 명쾌한 글솜씨로도 잘 알려진 김씨는 이번 전시 수익금의 대부분을 극단 '물리'를 돕는데 내놓는다. 그 계기가 우연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대학로의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를 관람하면서 이 극단 대표이자 '서안화차'의 작가 겸 연출가였던 한태숙씨와 30년 만에 만났다. 꿈많던 20대에 화가로, 연극 연출가로 각자 열심히 활동하며 친분을 쌓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세월은 그새 그렇게 흘러가버린 것이다. 공연 후 정미소 대표 윤석화씨가 척박한 연극계의 현실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자 김씨는 즉석에서 전시회를 통한 후원을 약속했다.
김씨는 "나는 생각이 많지 않은, 걸어다니는 자유인이다. 돕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일어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은 윤석화, 한태숙씨가 골랐다. 김씨는 "상업화랑 주인들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깔끔한 작품들을 선택했는데 두 사람은 다른 작품들을 골랐다"며 "이들이 내가 가장 아끼던 미공개 소장품들을 골랐을 때 '임자를 만났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전시작은 30호 크기의 '말(馬)'. 김씨는 "마대에 쿠킹 호일을 접착제로 붙여 말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유화물감으로 색을 칠한 실험적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예술가들 사이의 교류이고 예술가가 예술가를 후원하는 것"이라고 이번 전시의 의의를 말했다. (02)3446―3301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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