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생전 가난과 한글로 된 문학 작품을 말살하려 했던 일제의 핍박 때문에 단 한 권의 시집도 출판하지 못했던 윤동주. 그는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2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해방이 되고 유작이 공개된 이후 하늘, 바람 그리고 별과 시를 노래한 윤동주는 변함없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서시'에서)로 대변되는 시인의 시세계와 생애가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29일부터 2월 1일까지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갖가지(대표 심상태)가 공연하는 연극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사진)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유년시절부터 온전히 복원한 작품.
일제치하라는 가혹한 현실속에서 어둠을 뚫고 빛나는 '별'의 존재를 시를 통해 끊임 없이 찾아내려 했던 윤동주의 삶을 시, 영상, 음악, 무용이 한데 곁들여진 시극으로 꾸몄다. 중요한 장면마다 시인의 시를 배우들이 낭송하고, 무대 장치 대신 영상을 활용한다.
연출은 방송사 프로듀서 출신으로 SBS 전무이사와 SBS프로덕션 사장 등을 지낸 표재순(68) 연세대 영상대학원 특임교수가, 윤동주 역은 조승연(사진 가운데)이 맡았다. 임동진 기정수 임홍식 같은 중견 배우들이 조연으로 공연하는 것도 눈에 띈다.
윤동주가 살았던 중국 용정을 답사하며 3년 넘게 이 작품에 매달려왔다는 표 교수는 "부끄러움과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순수한 영혼을 지녔던 한 인간의 외침을 들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중 대극장 로비에서는 윤동주의 사진, 육필원고, 소장도서, 관련 출판물 등도 전시한다. (02)742―9881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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