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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뜨거운 태양, 낭만의 해변 "겨울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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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뜨거운 태양, 낭만의 해변 "겨울 잊는다"

입력
200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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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떠 있는 거북이 모양의 작은 섬. 동서 15㎞, 남북 24㎞로 한국의 거제도 만한 크기. 사계절 따뜻한 기후와 코발트색 푸른 바다로 유명한 휴양지. 말레이시아 페낭이 한국 관광객들에게 손짓한다. 그간 한국인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찾은 휴양지는 태국의 푸켓이나 인도네시아의 발리.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이 하나투어 등 여행사들과 제휴, 페낭으로 직행하는 전세기를 띄우는 등 페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동양의 진주' '인도양의 에머럴드'로 불리는 페낭은 말레이시아 북서부에 위치한 천혜의 관광지이다. 옛날 해양 무역의 거점으로 번영했던 이 섬은 한국인들에게는 현대건설이 세운 페낭대교로 더 알려져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관광지로 한 해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페낭관광청의 츠엉수비 마케팅 매니저는 페낭을 '햄버거의 고깃살(Patty)'에 비유한다. 위도상 아래 쪽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햄버거의 아랫쪽 빵, 싱가포르는 야채, 윗쪽에 있는 태국은 햄버거를 덮고 있는 빵이라는 것. "같은 관광지들이지만 그만큼 영양가 있는 관광지"라는 주장이다.

인텔 도시바 히타치 알카텔 등 40여개 다국적 기업들의 핵심 생산거점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경제 도시이기도 한 페낭에는 길게 뻗은 해변, 산호섬과 정글, 그리고 안락한 시설의 호텔리조트, 열대과일 등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조건들이 완비돼 있다.

산호섬에서의 스노클링

열대 지방을 찾아 뜨거운 태양과 해변, 그리고 물놀이를 빼놓을 수 없다. 굳이 괌이나 사이판 등 남태평양을 찾지 않더라도 페낭 인근에 위치한 플라우 파야에는 산호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항상 줄을 잇는다.

산호섬에 가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페낭 선착장에서 산호섬으로 향하는 페리의 출발시간이 8시.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선착장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보통 7시에 출발한다. 페리를 타고 1시간 30분쯤 가다 보면 커다란 바지선이 나타난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은 산호섬. 해변의 모래사장과 숲이 우거진 언덕, 해변을 따라 이어져 있는 방갈로의 모습이 특이하다.

바지선에는 스노클링을 위한 모든 장비가 구비돼 있다. 오리발과 구명조끼, 물안경, 그리고 스쿠버용 산소통까지. 여기저기서 찾아온 관광객만 어림잡아 500여명. 안내원의 간단한 교육을 받고 물에 뛰어들면 신천지가 펼쳐진다. 물 속으로 보이는 산호와 열대어들. 바위틈새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성게 등. 식빵을 던져 주면 물반 고기반이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수의 열대어들이 몰려든다.

스노클링이 지겨워질 때쯤이면 사람들은 해변으로 올라간다. 오리발을 저어 100m 정도 헤엄쳐 가거나 바지선에서 해변까지 다니는 조그만 보트를 타도 된다. 보트 밑바닥은 유리여서 아래로 열대어가 노니는 장면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선탠을 하거나 방갈로 카페에 앉아 시원한 열대 과일쥬스를 즐기든, 숲이 우거진 언덕에 트레킹을 다녀오든 자유다. 점심은 바지선에서 제공하는 뷔페식 식사로 해결한다.

나비농장과 과일농장

나비의 수명은 15일 내외. 하지만 페낭 섬의 북부에 있는 떨룩 바항의 나비농장에 가면 1년 내내 날아 다니는 나비들을 볼 수 있다. 평균 4,000∼5,000여 마리. 400여종 나비들의 부화시기를 조절하고 적절한 서식환경을 만들어 준 덕이다.

온갖 종류의 꽃과 나무들 그리고 정원. 커다란 망이 쳐 있는 농장 안을 거닐다 보면 각양 각색의 나비들이 스쳐 지나간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나비 떼가 무리 지어 비행하는 장면이 수시로 펼쳐진다. 부화실에서는 나비가 탈바꿈하는 과정을 지켜 볼 수도 있고 박제된 나비, 도마뱀과 악어 등 파충류도 전시돼 있다.

나비농장 인근에 있는 과일농장에 들러 각종 열대과일을 맛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을 비롯, 잭프루트 망고스틴 구아바 스타프루트 등 온갖 열대 과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안내원의 인솔로 농장 곳곳을 다니며 과일이 달려 있는 나무들을 관찰하고 직접 따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여러 과일을 동시에 놓고 맛을 비교하는 것을 필수.

페낭 전망대 오르기

페낭 시내를 한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것은 현지 관광의 기본. 830m 높이의 페낭 힐에 오르면 섬 전체의 광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 보통 케이블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데 이 기차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설된 케이블 기차이다. 케이블로 연결된 기차가 언덕 아래라 위에서 동시에 출발, 중력을 일부 활용한 독특한 방식의 기차이다. 정상까지 30분. 지프 차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꽤 경사가 졌는데도 포장도로가 잘 닦여져 있다. 도로 옆은 숲이 우거진 밀림을 이루고 땀을 닦으며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정상에는 페낭 최초의 호텔인 크래그호텔과 벨레뷰호텔이 들어서 있다. 자그마한 벨레뷰호텔의 정원에서 시내를 내려다 보고 차 한잔을 마시며 숨을 돌릴 만 하다. 저 멀리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페낭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역사와 사원 투어

시내 곳곳에서 유서 깊은 관광지들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영국의 프랜시스 라이트 장군이 처음으로 상륙했다는 콘월리스 요새와 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세인트조지교회, 페낭에서 가장 오래된 성씨중의 하나인 중국계인 구씨 선조들을 기리는 쿠꽁시, 30m 높이의 7층탑이 있고 동남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다는 극락사 등도 둘러볼만 하다.

/페낭(말레이시아)=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숙소·볼거리

흰 모래가 끝없이 펼쳐지고 야자수가 우거진 페낭 섬 북부의 바투 페링기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비치 리조트다. 이 곳 해변에서는 패러세일링 수상스키 윈드서핑 요트 등 갖가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호텔리조트도 이 해안을 따라 들어서 있다. 샹그릴라 호텔 체인이 운영하는 라사사양 리조트(604-881-1811)와 골든샌즈 리조트(604-886-1911) 등 특급 호텔만 10여개. 특히 이들 호텔의 레스토랑 대부분은 해안을 끼고 들어서 있다. 바로 옆은 모래사장, 조금 더 내려가면 바다다. 저녁시간 수평선 아래로 지는 노을을 바라 보며 즐기는 저녁은 로맨틱하다. 굳이 식사를 즐기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나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하늘로 높이 솟아 있는 야자수들과 잔디밭 등이 어우러진 멋진 수영장 또한 리조트가 제공하는 매력적인 공간. 라사사양 리조트는 그 수영장 한가운데에서 아침식사를 마련한다. 이른바 '트리 하우스 브랙퍼스트'(Tree House Breakfast). 통나무로 만들어 놓은 3층짜리 탑인데 정상에 테이블과 의자를 갖다 놓고 음식을 서빙한다. 덧붙여 샴페인 한잔까지. 홍보 담당 세릴 램 양은 "아침인데도 유럽인들은 샴페인을 꼭 주문한다"고 귀띔한다.

호텔 문 밖을 나서면 바로 야시장. 각종 기념품과 장신구 등을 파는 노천 상점들이 1㎞ 가까이 펼쳐져 있다. 가격은 부르는 게 값. 부른 가격의 절반 이상을 깎아 산다고 보면 무방하다. 서로 기분 좋게 흥정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매일 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페낭=박원식기자

● 가는길

종전 페낭까지의 직항 노선은 없었다. 대한항공이 화물기만 운행해 왔다. 일반 승객은 불편하더라도 콸라룸푸르를 경유해 갔던 것이 코스. 보통 인천에서 오후에 출발한 승객은 하룻밤을 콸라룸푸르에서 자고 다음날 페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1월부터 대한항공이 하나투어 등 여행사들과 제휴, 일반 승객들을 위한 전세기를 취항하면서 가는 길이 가깝고 편리해졌다. 대한항공은 현지 교민과 관광객 수요를 감안, 앞으로도 전세기를 추가로 띄우거나 직항노선을 운영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대한항공 1588-2001, 하나투어 (02)2127-1000, 말레이시아 관광진흥청 서울사무소 (02)779-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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