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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한강, 임진강 그리고 "서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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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한강, 임진강 그리고 "서울항"

입력
200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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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가 신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서로 상대편을 향해 자객을 보내는 그런 치열한 상황이 바로 엊그제 일처럼 기억된다. 그러나 다시 세월은 변하여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협력의 시대를 향한 조심스런 발걸음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금강산관광, 경의선복원에서 정기항공노선 개설까지, 하늘과 땅이 활짝 열리는 신천지의 그림이 새로운 한국이라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한강 하류와 임진강 수로를 활용한 서울항 계획이다.한강 하류의 고양, 파주 지역에는 송포, 이산포와 같이 옛 포구의 지명이 흔하고, 이 지역은 원래 남도의 세곡선과 주요물산이 모여들던 수상교통의 요충지였다. 역사적으로 세계의 대도시는 항구를 끼고 성장해 왔고, 내륙 수운은 상업과 경제발전을 이끄는 주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서울항은 그 동안 '물길'이 없었던 서울시의 취약점을 보완해 세계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주고 물길에 가로막힌 서울의 국제성을 높여 국운이 융성하는 혈맥을 뚫어줄 것이다.

임진강 수로의 공동이용은 개성공단과 파주의 액정디스플레이(LCD) 클러스터를 연결하고, 인천, 서울, 개성을 잇는 환서해 3각 경제권의 완성을 의미한다. 해운과 항만의 공동 개발은 육로나 항공보다 북한측이 쉽게 호응할 수 있는 부분이고, 상호간에 이익이 되는 윈윈 프로젝트라 하겠다. 새로운 남북화해협력시대를 맞아, 서울항은 수도권의 관문항으로서 연안운송은 물론, 중국 내 주요 대도시를 1,000㎞ 내외의 거리에 두고, 인천국제공항은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를 무려 43개나 닿을 수 있다. 따라서 서울항은 동북아 물류의 중심이자 동양최대의 비즈니스 중심이 된다.

서울항이 갖는 생산적 효과와 함께 지역사회적 파급효과로는 고용창출과 경기부양, 그리고 경부축의 교통정체 해소는 물론, 새로운 대중교통으로서의 실용성과 함께, 환상적인 풍광을 갖춘 수변 레저 시설로 모든 이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실미도, 그 잔혹한 냉전의 상처를 극적으로 보여준 극한의 훈련장이 통일시대 경제협력의 관문이 되고 창과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든다는 민족 긍지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에 다시 후손을 위한 평화의 상징을 세워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항 입구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서울과 한국을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다.

강 재 홍 고양교통문화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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