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신학기에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예비 학부모들은 설렘보다 걱정과 고민이 더 크다. 아직도 응석받이인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은 잘 할지, 또래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은 아닐지 등이 우선 걱정이고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2월초에 실시되는 예비소집 때 학교생활 안내를 받을 수 있지만 사전에 챙겨야 할 것들도 적지 않다.독립심 기르기가 우선
학부모가 되면 먼저 아이의 학습능력이 걱정된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유치원 등에서 한글을 떼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경우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학교에서는 한글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듣게 되면 앞이 캄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걱정은 미리부터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설명이다. 서울 을지초등학교 전희경 교사는 "3월 한달 학교생활 적응기가 끝나면 한글 자모 익히기를 시작으로 국어공부가 시작된다"며 "입학 전에 한글을 깨치지 않고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과정을 따라온다"고 말했다.
공부보다는 도리어 자기 일은 스스로 하는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학교에 들어가면 유치원 때보다 이른 오전 8시20∼40분에는 등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자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30∼40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집이나 유치원에서처럼 아이를 일일이 돌봐줄 사람이 따로 없다. 혼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집단생활의 시작이다. 용변을 보는 일부터 자기물건을 관리하는 일까지 세세히 당부하고 직접 아이와 함께 훈련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이나 장난감 등을 정리하고 다 쓴 물건을 제자리에 정돈하는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자기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표시에 자신이 없으면 학교 가기가 싫어지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 길을 건널 때 육교와 횡단보도, 지하도를 이용하도록 하는 안전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학교생활 적응훈련을 위해 예비소집일이나 따로 날을 잡아 아이와 함께 미리 학교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용품 구입은 입학 뒤에
3월이 다가올수록 학교에 들어갈 아이보다 예비학부모의 마음이 더 급해진다. 책가방과 연필, 공책, 옷, 운동화 등 아이를 위한 준비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한꺼번에 준비물을 모두 구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서울시교육청 심영면 장학사는 "3월 한 달은 '우리들은 1학년'이라는 학교생활 적응 과목만 진행하기 때문에 학용품이 거의 필요 없고 이후 필요한 것은 선생님들이 때에 따라 안내한다"며 "학교마다, 교사마다 요구하는 준비물이 달라 입학 전에 한꺼번에 사놓았다 한번도 쓰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책가방과 연필 등의 필수 학용품은 챙겨야 한다. 책가방은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크기와 무게로 골라야 하고 연필은 심이 부드러운 2B나 4B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공책은 적당한 양만 구입해서 사용하다 교사의 안내를 받아 추가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옷이나 신발은 편한 것으로 준비하면 된다. 입학을 기념한다며 정장 같은 불편한 옷을 사주는 것은 낭비일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발은 구두보다는 끈 없는 운동화가 활동하기에 편하다.
아이의 건강은 어떤 준비물보다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 2차 홍역예방접종증명서는 입학식날 학교에 모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라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고 증명서를 발급 받아 놓아야 한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 입학전 고쳐야할 아이 버릇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은 응석받이로 자란 신입생들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입학 전에 이런 버릇은 이렇게 고쳤으면 하는 바람을 털어놓는다.
먼저 주의력이 산만해 수업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 요즘 아이들이 지나친 간섭 속에서 자라다 보니 의뢰심이 많아 생기는 버릇으로 학교생활에서 불안하고 침착하지 못한 경향으로 나타난다. 집에서 참을성을 길러주고 일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키워주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 응석받이로 자란 외동의 경우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남 앞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아이에게는 칭찬과 격려가 보약이다.
게으름을 피우고 행동이 느린 아이들도 있는데 애지중지 기른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다. 가정에서 심부름을 자주 시키고 빨리 일을 잘했을 때 칭찬을 해줘야 한다.
놀이나 TV에만 열중인 아이들도 가끔 보이는데 일방적으로 금지시키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아이의 흥미와 욕구를 고려해서 건전한 놀이나 다른 일에 관심을 돌리도록 유도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김정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