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 새로운 환경이라 초반 적응이 힘들 수도 있지만 56호 홈런신기록을 세우며 해왔던 내 방식의 스윙을 버리지 않겠다."26일 일본에서의 첫 훈련에 돌입한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즈)은 9년 전 삼성입단 당시의 초심을 상기하며 일본무대에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타격 폼의 수정 없이도 홈런포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엽은 이날 오전 10시 일본 사이타마현의 지바 롯데 우라와 구장에서 60여명의 한·일 취재진이 지켜 보는 가운데 훈련을 시작했다.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푼 뒤 캐치볼과 타격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이어진 3시간의 훈련 동안 이승엽은 간간이 엷은 미소를 내비쳤다. '국민타자'로서의 두둑한 배포와 자존심이 배어있는 듯 했다.
이승엽은 신인선수 5명 및 대만 출신의 소가쓰오 투수코치, 좌완 에이스 구로키 도모히로, 뉴욕 메츠에서 복귀한 고이야마 등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승엽은 "하루빨리 동료들과 친해 져 외국인 선수에 대한 텃새를 극복하고 현지에 적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지바 롯데구단은 현재 우라와 구장에서 신인들 위주로 자율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1군 선수들은 몇 명만 합류해 있는 상태다.
이승엽은 27일에는 지바 롯데의 홈구장인 마린즈 스타디움에서 훈련하며 나머지 동료들과 상견례를 할 계획이다. 기존의 1루수 후쿠우라와의 경쟁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는 바비 발렌타인 감독과의 첫 대면은 이날 이루어진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26일 우라와 구장에는 전날 일본 이승엽의 입국때보다 더 많은 6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이승엽 열풍'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방송과 스포츠전문지 뿐 아니라 마이니치 등 종합지 기자들 마저 이승엽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생하게 담아내느라 바빴다. 훈련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혼자 훈련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어 오버 페이스를 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편 일본팬들은 이승엽의 훈련이 끝나기 만을 기다리다 사인공세를 펼쳤다. 자신을 한국 프로야구 팬이라고 소개한 후루사와 타케후미(28·학원강사)씨는 지난 8월 대구에서 구입한 2002년 삼성 우승기념 모자와 2003시즌 팬북을 들고 와 사인을 받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이승엽을 지원할 후원회가 잇따라 생길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말 일본을 방문할 당시 도쿄에서 식사와 골프를 함께 했던 재일동포 사업가 무라카미씨가 개인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12월16일 지바 롯데 입단 당시 공항까지 마중나왔던 지바현 재일동포들은 응원단을 만들 예정이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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